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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루프컴퍼니 May 03. 2016

더불어 사는 삶을 연주하는 소셜 오케스트라

브레멘음악대

갈 곳을 잃은 당나귀, 수탉, 고양이, 사냥개가 모여 음악가가 되기 위해 브레멘으로 떠난다는 내용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다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힘을 모아서 도둑들의 집을 차지하고, 그 곳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즐겁게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 어렸을 적 우리는 동물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함께 웃곤 했었다.


청년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인 ‘청춘여가연구소’에도 브레멘 음악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브레멘으로 향하는 동물들이 그랬던 것처럼, 함께 연주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을 다시 세상에 전달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연주하는 음악은 완벽하지는 않아도, 늘 즐겁고 희망차다.


지난 3월 27일, 브레멘 음악대를 만나기 위해 MBC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렸던 ‘나누면 행복장터’에 다녀왔다.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착한 소비를 체험하는 그 곳에서 브레멘 음악대는 그들만의 봄기운을 더해주고 있었다.

지난 3월, 브레멘 음악대가 MBC 상암문화광장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소셜 오케스트라, 브레멘 음악대와 만나다!

매주 일요일 오후, 브레멘 음악대는 함께 모여 연습하는 시간을 가진다

두 번째로 찾아갔던 곳,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연습실에서 브레멘 음악대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버스킹 공연을 할 때와는 다른,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브레멘 음악대의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Q.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청춘여가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정은빈입니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청년, 주로 직장인의 여가생활과 문화 복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2014년부터 ‘청춘여가연구소’를 시작하여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청춘여가연구소>_정은빈 소장


Q. 청춘여가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A. 청춘여가연구소의 키워드를 꼽자면, 소셜다이닝, 문화기획, 취미, 취향, 자기개발, 아마추어리즘, 나눔과 봉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스로 개발하고 만든 취미나 취향을 개인으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으로 연결시키는 일이 앞으로 해 나갈 중요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브레멘음악대를 비롯하여 인상주의살롱, 아트웨이 등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소셜다이닝, 문화기획, 커뮤니티 디자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출처_청춘여가연구소

삶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어떤 우선순위로 살아야 할지에 대해 모두 많이 고민하게 되죠.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있는데요. 바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유시간에 하는 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생각보다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죠. 지나치게 선택이 많은 시대를 살면서 우리의 선택은 종종 타인의 기준에 맞춰집니다. 


그렇게 열심히 보내는 하루 중에 나로서 존재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대부분 이런 부분에 대해 한 번씩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원인은 단순했습니다. 우리는 진짜 자신에 대해서 생각만큼 잘 알지 못하는 것이죠. 자신을 알아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그리고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들을 주체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겠죠. 현존하는 청년들의 문제가 해결되고, 나아가 사회가 달라지려면 스스로의 올바른 가치 판단력이 매우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같이 찾고 싶었습니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나의 취향. 그 한걸음을 시작으로 나를 타인의 시선과 잣대에서 독립시키는 일을 같이 연구하고 실행하고 싶은 곳이 청춘여가연구소 입니다.


+ 청춘여가연구소 : http://cheongchunlab.com/ 



Q. 브레멘 음악대! 어떻게 시작되었고, 운영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시작은 단순했어요. 함께하는 연주를 하고 싶었어요. 음악영화 붐의 영향도 있었고요. 혼자 배우고 연주하면 잘 포기하게 되니까 이왕이면 같이 하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든 음악은 우리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사회의 각종 이슈를 응원하는데 쓰면 좋겠다고 정리하고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공지로 하나 둘, 생면부지들이 모이기 시작했죠. 브레멘음악대의 취지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어찌 보면 우리 마음속에 다들 이런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생면부지 소셜 오케스트라 <브레멘 음악대>

그렇게 기타, 우쿨렐레, 플루트, 바이올린, 멜로디언, 카혼, 잼베, 거문고 등 중구남방의 악기와 마음이 모였습니다. 실력도 천차만별이라 각자 능력에 맞게 비중을 편곡한 악보로 합주 연습을 합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제는 하모니가 조금 됩니다.(웃음) 완벽한 아마추어리즘이죠.


완성도보다는 즐거움과 조화를 추구하는 <브레멘 음악대>는 동화 속 가축들이 농장에서 착취당하던 순간을 벗어나, 음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브레멘을 향했던 것처럼 직장 밖에서 진짜 자신의 즐거움을 악기의 하모니를 통해 찾아가고, 그것을 필요한 곳에 나누는 나눔을 통해 완성해 나가고 있어요. 매주 일요일에 두시간정도 연주와 회의를 하고 있고, 저희의 목표는 한 달에 한번은 누군가를 응원하기 위한 버스킹을 나가는 거예요. 최근에는 모든 사람들이 나눔을 위한 용기를 내도록 독려하는 용기박스도 만들어서 나눠드리고 있습니다.


+ 유투브 동영상 URL: https://youtu.be/T96JAiEj_C4


용기박스 버스킹에서는 시민들에게 나눔을 독려하는 ‘용기박스’를 나눠준다

 

Q. 브레멘 음악대를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보람찼던 순간이 있다면?

A. 말없이 끄덕이고 웃어주시는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열심히 반짝이는 눈으로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관객을 만날 때면 무조건 좋죠. 그리고 우리가 나누고 싶어 하는 이슈에 대해 실천을 약속해 주는 분들과 만나는 모든 순간에 감동합니다. 그렇게 매번의 버스킹이 다 보람된 시간이지만, 굳이 꼽아보자면 최근에 나갔던 ‘용기박스 버스킹’이 기억에 남아요. 영등포역에서 연주하면서 중간 중간 용기박스를 나눠드렸는데 지나가는 행인들도, 역 주변에 노숙자 분들도 모두 예뻐해 주셨어요. 즐겁게 들어주시고 용기박스 나눔도 동참해주셨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조심스럽게 한 노숙자 한 분이 브레멘음악대와 마주앉으시더니 답례로 한 곡해도 되겠냐며, 우리한테 하모니카로 연주를 들려주시는 거예요. 처음이었어요. 우리한테 연주를 해주신 분은. 구성진 하모니카 연주도 좋았지만 그분의 그 조심스러운 인사가 참 감동적이었어요. 아직도 그날 앉아계시던 그 분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울컥하곤 해요.


브레멘 음악대의 용기박스 버스킹 공연에 대한 답례로, 한 노숙인이 하모니카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Q. <브레멘 음악대>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힘든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

A. 매주 일요일에 만나서 연습하기가 벌써 일 년 반은 된 것 같아요. 우리끼리는 가끔 농담으로 브레멘이 종교라고 얘기합니다. 다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쉬고 싶기도 할 텐데, 그 일요일의 반나절을 이 활동을 위해 사용하고 있어요. 아마 합주의 특성상 요구되는 이런 성실함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을 거예요. 말들은 안하지만 이게 은근히 힘든 일 아닐까요? 그런데도 성실하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좋은 사람들이 자꾸 늘어가네요.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우리 스스로가 참 건강하다고 느끼게 돼요. 



Q. 앞으로 브레멘 음악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A. 브레멘음악대는 즐겁고 따뜻하고 행복한 전도사였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만든 합주와 하모니로 계속 관심이 필요한 이슈를 잘 전하는 확성기가 되어야겠죠. 지난해에 만들기 시작한 용기박스도 펀딩 받아서 더 발전시키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려고 해요. 올해의 주제가 ‘청년의 삶’이라, 관련된 재미있는 나눔 버스킹들을 구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즐거운 나눔의 확성기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죠! 전국에 브레멘음악대가 생기는 행복한 상상도 우리 미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_브레멘 음악대





더불어 사는 삶을 연주하는, 브레멘 음악대


브레멘 음악대와 함께 했던 시간은 특별하고 색다른 느낌이었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가지각색의 악기들의 향연. 어울리지 않을 법한 악기들이 모여 하나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그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청춘들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사회 곳곳을 응원하고 있는 청춘여가연구소의 ‘정은빈’ 소장님과의 대화에서도 ‘함께여서 즐거운 에너지’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다. 가려진 곳에 있는,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따뜻한 시선이 ‘브레멘 음악대’라는 즐거움으로 승화된 것은 아닐까.


브레멘 음악대는 움직인다. 끊임없이 함께하고, 합주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된다. 한 가지 마음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을 통해 모인 사람들. 그래서 ‘생면부지 소셜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는 사람들. 그들이 조금은 팍팍하고 거친 사회에, 즐겁고 따뜻하고 행복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 브레멘 음악대가 만들어 갈, 따듯한 관심이 있는 세상이 머지않았으리라 기대해 본다.


+ 브레멘 음악대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문의사항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BRMorchestra/




취재 글_위시에디터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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