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소회, 글쓰기 7주를 마치며
열두 명이 출발했으나 곧 열한 명이 됐다. 마지막이자 일곱 번째 글제 마감이 오늘이다. 전원 완주는 어려워 보인다. 글쓰기, 참 쉽지 않다. 내보인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하지 않나 짐작하는데, 그리 보면 글쓰기는 난이(難易)가 아니라 용기의 영역일지 모르겠다.
이번 3기 글제는 훈련 과정처럼 만들었다. 글쓰기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플롯, 비유, 묘사, 퇴고' 같은 것들을 묶고 나눠 일곱 개의 글제를 만들었다. 쓰는 사람으로 오래 남겠다면, 한 번쯤 새기면 좋은 기본기라고 생각한다.
플롯이 첫 글제로 나갔을 때 약간의 출렁임이 있었다. 겨울 같기도 하고 봄 같기도 한 애매한 느낌. 손에 쏙 들어올 때까지 찾아보면 좋겠다고 했다. ai 활용도 권했다. 소설가 황석영도 신간을 내며 ai를 조수로 썼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대필이 아니라면, 멀리 하거나 몰래 할 필요가 있을까.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쓰는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는 가다.
작년 초부터 시작해서 가을의 2기를 거쳐 현재 3기까지 참여하는 사람이 다수 있다. 작년 1기의 기치는 '브런치 작가 되기'였다. 그냥 '글 씁시다' 보다 작은 목표 하나 있으면 힘나지 않을까 해서 글쓰기 소모임 이름도 '브런치 회의'로 지었다. 두 달 동안 브런치에 대거 입성해서 12명이 브런치 작가가 됐다. 그중 여럿이 지금도 함께 글을 쓰고 있어서 나는 그들의 처음을 기억한다. 지난 두 달간 참여자들의 글을 읽으며 어딘가 달라졌다, 나아졌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그게 무엇인지 말로 설명하려고 들면 손으로 더듬어 코끼리 묘사하듯 할 수도 있겠으나 굳이 그러고 싶지 않다. 글만큼은 그냥 달라졌다, 나아졌다는 느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숫자로 환치하는 성장에 익숙하다. 매출, 키, 연봉, 구독자 수처럼 숫자는 직관적이다. 삼천 만원에서 일억 원, 백 명에서 백만 명, 기준점과 달라진 숫자 사이의 크기가 설명을 대신한다. 하지만 어떤 성장은 감각으로 안다.
지난 두 달간 내 글도 미세하게 달라지고 있다. 측정할 수 없고 설명도 필요할까 싶다. 기준점이 없어서다. 나아지고 있다는 감각,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면 충분하다.
증명 대신 느낌으로 충분한 영역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