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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의 이미지 관리]

『시는 진실의 이미지』

«푸른 낙원의 휴니즘»

〚논어〛양화 편에는 공자가 아들 백어에게 “시를 배우지 않으면 그 사람은 마치 벽을 보고 마주 선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융통성 없는 답 다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시를 알아야 한다는 이 말은 감정과 사리 분별을 가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시를 배워야 한다는 뜻 일게다.

그러나 시를 모른다 해서 인생을 사는데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가치가 넘치고 너그럽게 보는 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말일 것이다. 공자는 세상을 가장 힘겹게 살아온 어버이이자 성인으로서 자식을 향한 지혜로운 부탁을 한다.

『시경(詩境)에 소재한 시 305수를 한마디로 요약하여 사무사(思無邪)라는 말의 표현에서도 그가 어떻게 시를 접했고 일상의 진실한 삶과 시의 연관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을 했는지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시경을 보게 되면 인간의 한계를 우리는 얼마나 상상을 초월하는지 알 수가 있다. 하여 풀 수 없는 숙제라는 말이다.

시인은 그리하여 끝없이 정진하고 탁마 해야 한다는 뜻이다.


1. 시란?


진실이라는 방패를 갖고 있어야 그릴 수 있고 진정한 독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고정관념의 잣대로는 사물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체험의 강에 이룰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는 현재의 모범이 될 수 있고 미래의 가치를 창조할 수 있기 때문에 사는 생명의 영원성을 가질 수 있끼 때문이다.


2. 자화상 진술


시인은 적합한 언어의 탐색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면서 적당한 어휘에 신명을 걸다시피 필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를 언어로 표현하는 자화상을 그린다면 여러 방법의 동원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인의 개성이 투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성은 독특한 자기 찾기의 진술이라는 점에서 시적 묘미를 진솔하고 구체성이 될 때 시인의 임무는 보다 광범의 한 언어 운용의 기교가 자리한다.

시에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사고의 폭과 깊이가 심원(深原)한 땅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인 자신도 그러하니 말이다.


얼룩진 세월

알갱이보다 쭉정이가 많았던

계절에 퇴락된 이 늦은 5월에

무더위가 자라는 푸른 계절


어리석고 미련하게 살아온 인생사

뜨거운 눈물이 눈시울에

마음의 슬픈 강이 흐른다.


지금 자시에

형상을 씻어 내린 눈물의 선율이

잠드는 창문을 두드리는

이슬과 함께


아직은 살아있는 영혼을 깨우며

욕망의 길 어둡고 긴 터널을

빛 찾지 못한 희미한 눈으로

빈 가슴 두드리는 긴 허망의 덩어리들

무상 세월 그립기만 하구나


                     <자화상에>


사실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면 우선 후회와 더불어 찾아오는 의식의 발견에 직면하게 되는 듯하다. 왜냐하면 발전의 의미이면서 자기 자신의 각성의 길을 확보한 의미를 갖게 된다.

돌아보는 일은 나이와 상관관계가 있으며 체험의 축적(蓄積)이 어느 만큼 쌓이고 지혜의 성을 구축했을 때, 비로소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즉 wjfqdms 날은 속도를 앞세워 길 찾기에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는 특성이 있어 실패의 언덕을 몇 개 넘어가면 자연스레 자화상 진술이 될 수밖에 없다.


시인은 이런 정서의 중심 위에서 언급된 “얼룩진 세월”이란 자기의 모습을 보면서 인생사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기에 검토를 하고 후회스러움의 정서가 나타나는 것이다. 자신이 잘못 살아왔다는 인생의 후회가 겹치면서 알갱이보다 쭉정이가 더 많은 세월의 무게에 지난날들에 대한 연민이 애절하다.

욕망의 이기적인 삶을 돌아보니 모두 허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무상이라는 순수를 찾는 여정에 이미 지나간 세월에 눈을 떴지만 자화상에는 또 다른 강물이 흐른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이는 누구나 갖는 심사(心事)일지라도 돌아보는 길에서는 아픔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운 것은 지난 일이고 돌아오는 것은 허무하는 생각을 갖고 오늘을 확인하는 모습은 경건의 표정이 유난하다. 여기서 방황이 시작된다.


마음 안에 숨겨둔

하나의 언어마저

시들어버린

하얀 길목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아 헤맨다.


그 긴 겨울 흔들리던

마른 가지에도

어디서 날아왔는지

봄 햇살 님을 맞아

연초록 새순들이

세상을 밝힌다.


실바람 한줄기에 희망 담아

피어나는 목련꽃 봉오리

하얀 마음 그리움으로

창공에 날린다.



                      <생각 중>


“시들어버린”의 공허와 “잃어버린” 길을 찾아 헤매는 모습의 현재에서 시인은 방황의 길이 갈 곳을 묻는다. 그러나 그 길은 모르는데서 오는 물음이 아니고 안타까운 현재를 타개하려는 고독의 모습이고 그런 발상으로 시심의 물살을 흘려보내는 일상이다. “겨울”은 지난 과거의 신산(辛酸)하고 고달픈 기억들의 연상이라면 “봄 햇살”과 ‘새순’의 봅날은 기대하고 희망을 갖고 나아가려는 의지의 소신으로 보인다.

과거를 어둠으로 치면 그것은 겨울의 이미지일지라도 버릴 수 없는 자화상의 일부분일 때, 애착은 희망으로 바뀐다.

“실바람 한줄기에 희망 담아” ‘목련’의 한빛에 그리움과 희망을 실어 창공에 띄우려는 발상으로 내일에의 안도감이 자리한다. “생각 중”은 시인의 발언하는 그리기라는 뜻이 현재 모습이 아닐까?   

  


3. 존재의 언덕 넘기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초목들은 그들의 생을 이어가기 위해 저마다의 노력을 투영한다. 그러나 인간의 운으로 바라보고 확인하는 것은 지극히 미세한 부분이다. 풀 한 포기라도 숨소리가 들어있고, 자연의 전체가 조감된다. 시인은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투영의 눈을 가지고 있다. 시인은 범인(凡人)들과는 다른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한다. 즉 남들이 보지 못하는 사물의 이면을 통찰하는 일에 능숙하지 못하면 그가 쓰는 시는 없어도 된다는 뜻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일 때, 비로소 사물이 살아나는 대화를 시인에게 전달해 주기에 시인은 여느 사람과는 다른 촉수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세월 알몸으로

시련 겨울바람 이기고

눈 녹은 봄 햇살에

부푼 젖가슴 터트려


얇은 속 살 보이며

새하얀 속살 보일 듯 말 듯

봄날의 푸른 태양으로

속 적삼 푼 수줍은 새색시


마냥 빙그레 웃고 있는

새하얀 꽃 한 송이


                    <목련꽃>


시련의 겨울을 이기고 봄 햇살을 통해 얼굴을 내민 목련에 젖가슴 같은 감각성을 내세울 뿐만 아니라 봄날의 태양이라는 거대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육감적인 표현 “알 몬”“부푼 젖가슴” “속 적삼 푼 새색시” 등의 시어에서 감각성을 최고의 정점으로 전환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이러한 표현미는 봄날의 화려함에 들어 있는 미적 흥분이 지적인 견제로 새롭게 잉태되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시는 이런 표현에 능력을 충분히 발휘한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고향” “어머니” “사랑” 등 많은 시어를 멋지게 풀어내는 시인이라 하겠다.



4. 에필로그


사실 시라는 것은 화려함보다는 깊이를 찾아가는 나그네 라야 한다고 한다. 시에 깊이는 지적인 시가 갖는 장점이라면 자칫 폐단 틱에 떨어질 염려가 있지만 시에는 삶의 문제가 현안으로 다가들면서 긴장감을 재촉한다.

시적인 긴축 미가 유려한 것도 생동감을 부추기는 이유가 되지만 이를 이끌고 가는 호흡의 문제는 안정감을 주고 있다.

이는 이미지 관리의 적절한 배열에서 뛰어난 감수성이 독특한 창조를 이루면서 진지한 양상을 유지할 때 시적 전달의 안정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고향 사물에 대한 시인의 감수성이 여린 듯 하지만 강인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신념이 투척하고 있어 그만의 자리를 확보한 섬세한 시인이 아닐까 느끼면서

단수가 높은 시인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늘 쓰는 단어지만 시는 응축하고 용해하고 압축시키라 말하지만 꼭 은유를 써야만 좋은 시가 되지는 않는다 말하고 싶으며 생동감 살아있는 듯 한 시어가 진실하고 아름다운 시가 아닐까 하면서 에필로그 한다.  



2022. 05. 24.


금요 저널 주필/칼럼니스트/

문화연구위원/이승섭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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