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쓸 때의 마음가짐
내가 쓰는 글은 무언가 특별했으면 좋겠고 다른 누구도 생각지 못한 특별한 내용이기를 바랐다.
글의 내용과 소재가 너무나 독특하고 신선해서 모든 사람에게 주목받는 그런 글이 되기를 소망했다.
하지만 소망과는 달리, 언젠가 현실은 나에게 그것이 나의 욕심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또는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이미 내가 생각하고 있는 - 내가 생각하기에는 독특하고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또는 그러기를 바라는 - 내용을 먼저 고민한 사람이 있다.
물론 그중에는 그것을 글로 정리해놓은 사람도 있다.
아무리 새로운 것을 소개하고 싶어도,
어떤 한 현상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인 양 글을 적고 싶어도,
그것은 나만의 바람일 뿐
이미 나보다 먼저 경험하고 먼저 고민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는 생각, 내가 하는 느낌은 대부분 신선한 것이라기 보다는 비슷한 경험을 먼저 한 사람들이라면 이미 가져본 생각이며 그들에게는 익숙한 느낌인 것이다.
누군가 미리 느낀 것을 이제야 느껴보고
다른 사람들은 미리 알고 있던 것을 이제야 알게 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많다.
그러다 보니 글을 쓴다는 것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아닌 듯싶다.
그동안 있던 것, 또는 누군가가 이미 정리한 것을 찾지 못한 채
내가 이해한 것을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느낀 감정이 나만 느끼는 독특한 감정이 아니고,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내가 최초로 생각해낸 것도 아니기에,
누군가가 이미 예전에 고민한 것을 이제야 뒤늦게 고민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먼저 생각해 놓은 것을 이제야 뒤늦게 하나씩 이해하며 다시 정리해보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내가 경험한 것들 내가 생각한 것을 남길 때도 있지만,
그 경험과 그 생각 또한 다른 사람을 통해 경험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 중 일부를 내 입맛에 맞게 옮겨 적는 것뿐이리라.
온전한 내것은 없다.
이렇게 보면 글을 쓴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일 같아 보이기도 한다.
글을 쓰기보다는 그런 내용을 찾아서 소개해 주는 것이 더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내용을 찾아서 그냥 소개해주는 것은 재미가 없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생각,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느낌이지만, 나만의 언어로 다시 정리해보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 같아보여도 재미가 있다.
내가 쓰는 것들이 오롯이 새로운 것도 아니고,
옛 현인들보다 내가 지혜로운 것은 아니지만,
내 글을 통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재미, 그 재미를 얻기 위해 쓴다.
모두에게 내 글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내 글에 공감하는 것도 아니지만,
어딘가에는 그 사람의 인생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내 글이 필요한 때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적는다.
내가 선택한 단어와 내가 선택한 글의 순서가 누군가에게는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지는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미천한 생각들을 나의 언어로 표현해본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뭐, 공감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떤가?
내가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나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렇게 오늘도 글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