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기다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전시는 2002년 출범한 위즈덤소프트사의 Ex-Love(이하 이엑스러브)라는 게임에 대한 주관적인 기억이며 다른 유저의 주관적인 기억과의 교차점이다. 정보성 글과 인용은 출처를 명확히 하고자 했지만, 서비스 종료된 2005년으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고, 필자 한 명의 주관적인 기억에 기대기엔 공백이 많아 대다수 유저들의 경험을 참고하고 의지했다. 즉, 사라진 정보나 장면은 결국 주관의 주관으로부터 나오며 유사한 경험이 있는 이들로부터 살아있는 것이다.
앞서 위즈덤소프트사의 원작자 및 대표 2인에게 연락을 취하려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어 당시 개발진과 운영진의 흔적을 찾아 연락을 시도하였으나 이 또한 닿지 않았다. 저작권 말소 기록을 기반으로 사무실 방문 및 전파 기록 외 여러 방법으로 꾸준히 연락할 방법을 강구하였지만 어려움이 있어 이 전시를 진행하고 내용을 다루는 것에 직접적인 동의를 얻지 못했다. 《Limited Portal》의 모든 창작물은 이엑스러브에 존재하는 이미지를 실체화한 것이자 오마주임을 밝히며 2022년 8월 현재 저작권동의 공고 진행 완료 및 상당한 노력 절차를 진행할 예정임을 밝힌다.
미술이라는 일이 개인적인 경험을 전시로 표현하는 과정이라면, 사라져 버린 게임을 다시 소환하고 설명하는 어려움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초등학생 때 시작하여 30대가 된 유저가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며 허공의 포탈에 외치는 것이, 미술을 통해 나와 유사한 기억을 가진 사람과 만나는 경험, 혹은 찾으려는 시도와도 같은 것이다. 나는 단지 그 포탈을 만질 수 있는 실질적 공간에 열어두고자 한다. 찾아오는 이, 접속하고자 하는 이들을 기다리며. 따라서 전시 《Limited Portal》은 나의 게이트로 작동하며 물리적인 형태의 포탈들이 결국 게임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데 그치고 부활까지 도모할 순 없다는 것을 상기시킴으로써 미술을 통한 전시의 역할, 전시장 내 형성된 필드에서의 만남으로 새로운 나아감, 모색 점을 생각해야만 하는 제한된 출입구로서 인식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