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쏘다
언젠가 그녀는 내게 마담이 되고 싶다고 했다.
가볍게 꺼낸 말로 넘기기엔 진지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지난 몇 년간 업무상 만난 ‘다수의 그들’이 느끼는 공허함과 외로움을 잘 알기에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녀 역시 그 감정을 깊이 겪었기에 그들에게는 어쩌면 알코올보다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가볍게 던지는 농담 속에 수많은 고민이 묻어 있음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술에 취하면 누군가는 비열해지지 않겠냐고 그녀에게 되물었다.
그녀는 오래된 얘기처럼 지나간 일을 말해주었다.
굳이 미투가 아니어도 갑이 을에게 퍼붓는 현실적인 비겁함에 대해 그녀 역시 많이 겪어 알고 있다고 말이다.
언젠가 한 번, 하얗게 비가 쏟아지는 밤, 부산에서 서울까지 무모하게 택시를 잡아탄 적이 있다고 한다. 부산까지 내려가서 만난 클라이언트는 그녀에게 심한 모멸감을 주었다. 협박처럼 들리는 부당한 말을 뒤로한 채 집으로 향했다.
부산에서 서울이라고?
내가 물었다.
그녀는 어리석었다며, 얼마 못 가 대구에서 내렸다고 한다.
이러한 무모함이 그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님을 깨닫고 택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그녀는 비 내리던 그날 밤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마담이 되고 싶은 이유가 그녀 자신을 벌주기 위해서냐고 물었다. 그녀는 이제는 아니라고 했다.
그 후 그녀는 많은 사람에게 꽤 진지하게 그녀의 하고 싶은 일, 마담이 되고 싶음을 알렸다. 몇몇은 그녀가 특별한 마담이 될 것이라고, 그녀를 찾아올 고객이 적지는 않을 거라며, 어쩌면 누구보다 매력적 일지 모른다고 여겼다.
다만 그녀의 힘든 시간, 긴 터널에서 그녀를 버티게 해 주던 ‘그’의 한마디에 꿈을 접었다.
쉽게 사람을 믿고 상처받는 삶을 업으로 삼지 말라는..
이제와 생각해보니 나는 조금은 알 것 같다. 마담이 되고 싶다는 그녀의 위태로운 모습이 무얼 향하고 있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