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조금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자, 이거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친구는 내게 선물이라며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조심스레 열어본 작은 봉투 안에는 처음 보는 파란색 얼굴들이 그려진 티켓 두 장을 품고 있었다.
"블루맨 쇼 들어봤어? 블루맨 쇼를 보러 바젤에 갈 거야."
블루맨 쇼? 잠시 쥐어짜 내다 끝내 아무것도 기억해 내지 못한 나는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녀는 내가 대단한 무언가를 모르고 있다는 듯 들뜬 표정으로 짧은 영상 하나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나는 영상 속으로 바로 홀려 들어가는 듯했다.
영상 속에는 얼굴과 몸 전체가 파란 남자 셋이서 어떤 신비스러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파란 얼굴들이 보이는 것도 그렇고 몽롱하다 웅장 해지는 악기 소리도 그렇고 내 두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WOW, 이런 쇼가 세상에 존재한다니! 빨리 보고 싶다.
정말 너무너무 기대돼.
게다가 한달살이로는 못 가보나 했던 바젤이란 도시도 가볼 수 있게 됐다.
친구가 짧게 머물다 가는 날 위해 여러모로 고민 끝에 결정했을 거란 생각에 내 마음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였다.
하루하루 기다린 끝에 드디어 디데이가 되었다.
우리는 차를 타고 취리히에서 한 시간 정도를 운전해서 공연장에 도착했다.
착석 후 곧 공연이 시작되었고 정말 파란색의 얼굴과 몸을 하고 나타난 세 사람의 쇼는 아주 강렬하고 환상적이었다. '환상적'이란 형용사는 이럴 때 사용하는 거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나에게 절대 잊히지 않을 공연이 샤크뒤솔레이(Cirque du Soleil)라는 공연인데, 블루맨 그룹 공연도 이에 못지않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공연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블루맨 공연 맛보기}
'태어나길 잘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사진 속 사람들처럼 우리도 쉽사리 공연장을 뜨지 못했다.
열기, 감동, 행복 같은 감정들이 아직 몸을 감싸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스위스 바젤(Basel)하면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예술 박람회인 아트 바젤을 떠올리지만 나는 블루맨 그룹을 떠올린다.
언젠가 블루맨 그룹이 월드투어 중에 서울에 온다면 지갑을 탈탈 털어서라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블루맨 그룹 공연을 보러 가고 싶다.
그들의 뇌리에서도 오랫동안 남아 문득 꺼내볼 때면 그때의 장면들과 울림으로 행복해지는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이 공연이 어떤 매직을 가져다줄지 잘 알기 때문에.
<도움 되는 정보>
블루맨 그룹 공연 공식 사이트 https://www.blue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