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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플래닛 Nov 29. 2021

스위스에는 4개의 언어가 있다?!

불어, 독어, 이태리어 모두

스위스는 무슨 언어를 쓸까?

스위스어? 영어? 아니면 독일어?

흔히 신혼여행이나 유럽 여행으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스위스를 손꼽지만 의외로 스위스 사람들이 무슨 언어를 쓰는지는 관심 갖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 나도 취리히 살면서 한 번 놀라고 알게 됐으니 말이다.



스위스에는 무려 네 개의 공식 언어가 있다.

이 네 개 언어는 독일어, 불어, 이태리어, 로만어인데 지역에 따라 나뉜다.

출처 @Wikipedia languages of Switzerland

아직도 기억나는 일화가 미국에 있을 때 스위스 친구들과 한 기숙사동에 같이 살았는데 어떤 애는 이태리어를, 어떤 애는 스위스 독일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재미있게도 이탈리아에 가까운 스위스 지역은 이태리어를 사용하고 프랑스에 가까운 제네바 같은 지역은 불어를 사용한다.

절반이 넘는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독일어(독일의 독일어와 동일)인데, 스위스에서는 호흐도이치(hochdeausch)라고 부른다.

사실 (독일어 사용 지역) 스위스 사람들끼리는 공식 독일어가 아닌 스위스 독어를 많이 사용한다.

내가 한 달 거주했던 취리히 역시 독일어 도시인데, 상점에 들어가거나 이웃을 만나면 항상 정겨운 'Grüezi(그루에찌) ~ :)’를 들을 수 있었다.

Grüezi는 'Good day,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나는 그 당시 독일어를 조금 공부해서 기본 회화 정도 알고 있었는데, 거주하며 느낀 것은 스위스 독어가 마치 독일의 딱딱한 독일어 + 이태리어를 섞어 놓은 듯 발음이 독일의 독일어보다 더 귀엽게 들린다는 점이었다.

한글에서 쌍지읒 같은 쌍자음 발음이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리고 친구들끼리는 이렇게 많이들 인사한다.

Hoi!  호이!

타라가 친구한테 '호이!' 할 때마다 자꾸 둘리가 떠올랐다. 아, 사랑스러운 언어가 아닐 수 없다.


이 네 개의 공식 언어 외에도 지역별 방언들도 여러 가지이다.

출처 @ Google Maps

스위스 나라는 참 작은데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언어들이 공존할까?

스위스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국가(nation)가 아닌 '연방 국가(federation)'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행정지역 구분 단위인 '도'처럼 스위스는 칸톤(canton)으로 나뉘는데 예전에는 각 칸톤이 완전한 주권국으로 각 칸톤의 군대, 국경, 언어, 관습을 가지고 있었던 데에 배경이 있다.

그래서 스위스 사람들은 여러 개의 언어를 하는 소위 '언어 능력자'들이 많다. 내 친구만 해도 모두 3, 4개는 그냥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언어 지역에서 온 스위스 사람들끼리는 공통되는 언어로 소통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기차를 겨우 몇 시간 타고 내리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머지않아 스위스를 방문하게 된다면 가는 도시마다 스위스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

취리히에서는 'Grüezi(그루에 찌)~'하고 인사도 건네보자.

알프스뿐만 아니라 스위스인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는 찐 여행이 될 것이다. :)


(참고) 스위스 독일어 인사인 Grüezi를 들어보고 (또 따라 해 보고) 싶다면 아래 영상을 추천한다.

영상이 시작되자마자 스위스인의 인사를 들을 수 있다.

https://youtu.be/89adaKKIkUw


커버 사진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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