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웃음과 찰칵 소리가 들려오는 책방, 풀무질

다정한 온기는 덤

by 올리플래닛

풀무원이 떠올라 잊히지 않는 책방 이름, 풀무질.

오래전 미디어에서 본 후, 언젠가 가야지 벼르고 별러왔는데 이번 제주 여행에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슬라이딩 문을 사르르 열었는데, 주인장으로 보이는 분이 문 근처에 계셨다. 나를 보며 인사해 주셨는데, 순간 당황한 나머지 대답하지 못했다 (이렇게 친절한 곳일 줄이야.).


‘무례한 손님이나 차가운 손님으로 낙인찍히겠군.’


이미 되돌릴 타이밍은 지나버렸다. 책을 둘러보기로 했다.

다시 만회할 기회가 오겠지.


책장에는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도, 어려운 주제의 책들도 많았다.

재미있어 보이는 책을 보면 집으로 데려가고 싶어지고, 거리감 느껴지는 책을 만나면 두 단어를 떠올리고는 한다.

나도 언젠가.


책방을 반쯤 둘러봤을 때 즈음 어느새 손님들로 가득 차있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있고, 반려견과 함께인 싱글 손님도 보였다.


아이들이 문을 열고 들어올 때면 주인장님은 마음껏 떠들고 구경하라고 하시며 반겨주셨다. 곧 아이와 부모가 계산대로 책을 가져가니 여행 오셨냐고 물으시며 물꼬를 트시는 주인장님. 그리고는 기념사진을 하나 찍어주시겠다며 사진기를 집어드셨다. 그다음 반려견과 손님에게도 반려견 산책길을 추천해 주시고, 계산대 근처에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책방에서 기념사진이라니 낭만적인 걸? 혼자지만 나도 물어보시면 찍겠다고 해야지.‘


손님들이 거의 떠나고 문을 닫을 시간이 가까워져 왔다. 나와 다른 손님까지 딱 두 명만 남았다. 마음이 초조해졌다. 벌써 저녁시간이었다.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주인장님이 친절해 보이셔서 인지 추천 맛집을 여쭙고 싶어졌다.

‘이런 로컬이 추천하는 식당이라면 신뢰 가능!’


빠르게 결정장애에 매듭을 짓고 책 두 권을 계산대로 가져갔다.

“ 혹시 이 동네 저녁 먹을 집 추천해 주실 수 있으세요?“

감사하게도 흔쾌히 메모지를 꺼내셔서 몇 군데 적어 주셨다.


이번에 기념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이 동네 로컬 맛집 리스트를 얻었다. 이걸로 충분하고 말고!


아, 몇 마디를 나누며, 아마도 내 첫 인상 바꾸기를 성공한 것 같기도 하다 (그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