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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유진 Jan 20. 2019

가시 돋친 실이 얼굴에 미치는 영향

날로 발전하는 실리프팅 시술에 관하여

    인간은 직립 보행하는 육상 동물이며, 심지어 바닥이나 침대에 누워 자는 시간에도 끊임없이 땅을 향한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의료의 측면에서 상당히 많은 극복할 거리를 준다. 특히나 평균 연령이 80세를 넘어가는 고령화, 혹은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미용, 성형외과 영역에서 각광받는 안면 회춘술, 즉 facial rejuvenation 또한 인간의 안면 조직이 나이를 들면서 중력 방향으로 내려감으로 인해 생기는 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주가 된다.

물체는 뒤죽박죽 될지 몰라도 얼굴이 더 어려보이긴 할거야. (출처 : 어린이조선일보)

    성형외과 의사들은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젊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에 맞추기 위해서 지금까지 수많은 노력을 해 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물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 바로 안면 거상 수술, 즉 facelift surgery이다. Face를 'lift' 한다는 이름처럼, 얼굴의 가장 바깥쪽인 피부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한 뼈 사이의 조직을 박리 (서로 떼어놓음) 하고, 위로 당겨 올려서 고정하며, 당겨 올린 후 남는 조직은 잘라내는 수술이다. 쉽게 말하면, 정말 쉽게 말하면 얼굴의 껍질을 조금 더 팽팽하게 당기는 과정이며, 이때 당기는 방향은 당연히 위쪽, 즉 중력과 반대되는 방향이다.

That somebody was... (출처 : Cartoonist Group)

    다만 이러한 안면 거상 수술은 다양한 미용 수술 중에서 상당히 광범위하고도 큰 규모인 편인데, 우선 피부 절개가 세부적인 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두피 안쪽부터 귀 옆을 지나 목 뒤쪽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술 후 흉터가 발생할 수 있고, 피부 안쪽 조직의 박리 또한 가장 바깥쪽인 피부, 피부 밑 지방과 근막층, 근육층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출혈이나 일시적, 혹은 영구적인 신경손상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수술 시간이 길고 범위가 크므로 깊은 수면마취나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수술 후 멍이나 붓기는 피할 수 없으며 회복기간 또한 상당히 긴 편이어서, 안면 거상술을 받고자 하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붓기 좀 빠지고 가시지...(출처 : Asiawire)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의사들 및 의료기기 업계는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자 하였는데, 결국 그 방향은 '강하고 오래가는 효과는 포기할지라도, 피부 절개와 시술 후 멍, 붓기를 줄여보자!'로 대세가 기울어지는 양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의 달성을 위해 태어난 것이 바로 실 리프팅, 즉 thread lifting이라는 시술이다. 말 그대로 실을 얼굴에 집어넣어, 얼굴의 조직을 위로 당겨 올리는 것인데, 이때 피부 절개는 딱 그 실이 들어갈 만큼만 있으면 되므로 주사기로 찌르는 정도, 즉 거의 절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1990년대 러시아 의사 Marlen Sulamanidze에 의해 고안된 아이디어로, 실에 흠집을 내어 가시 같은 돌기를 만들어 조직을 당길 수 있게 디자인하여, 실을 조직 안으로 집어넣고, 위쪽으로 당긴 후 고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수많은 제품들이 다양한 디자인과 길이, 새로운 재료 등을 이용하여 생산되어 등장하였지만, 큰 줄기에서는 이러한 '가시 돌기가 있는 실로 끄집어 당긴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시가 있는 실. 그 외에 더 정확한 설명이 있을까? (출처 : BNS Med)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종류인 Polydioxanone, 줄여서 PDO 실은 사실 오랜 기간에 걸쳐 피부 및 조직을 꼬매는 봉합 실의 재료로 이용되어 온 생분해성 결정질 고분자 (몸안에서 분해된다는 이야기) 물질이며, 오랜 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그 안전성은 어느 정도 보장이 되었다는 뜻이 된다. PDO는 몸 안에 보관(?) 된 후 6개월이 지나면 분해되어 소변으로 빠져나가며, 이 과정에서 이물 반응 (외부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면역세포의 공격으로 발생하는 염증반응)이 거의 없고, PDO 가 없어진 곳을 우리 몸의 세포 합성 과정을 통한 콜라겐의 생성으로 채운다고 알려져 있다. 즉, 조직을 당겨주던 실이 녹아 없어져도, 우리 몸에서 만든 콜라겐이 당기는 역할을 좀 더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라고 주장하긴 하지만, 리프팅 효과가 지속된다는 정확한 근거는 없다).

넣는 방향에 따라 다양하게 효과가 있다. 단지 저 분은 시술이 필요없는 분인데...(출처 : Evincy Cosmetic)

    실리프팅의 가장 큰 장점은, 시술 직후부터 효과가 눈에 확실하게 보이며, 앞에서도 서술하였듯이 '거의' 멍이나 붓기가 없고, 전통적인 안면거상 수술과 비교하여 수술 후 회복의 부담이 극적으로 적기 때문에, 시술한 당일부터도 일상생활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시술이나 수술이 그렇듯 수술 후 부작용의 가능성은 당연히 존재하는데, 가장 흔한 수술 후 불만족의 원인을 두 가지 꼽자면, 첫 째는 실이 얼굴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경우나 실의 당김으로 인해 피부가 일시적으로 울퉁불퉁하거나 파여 보이는 부위가 있을 수 있다는 점과, 둘째는 예상했던 것보다 안면거상의 효과가 적고 유지기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는 시술하는 의사의 시술 실력과, 환자의 피부 및 피하조직의 두께 등에 의해 좌우될 수 있다.


    다만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계급이 높은 분이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해 망신을 당하는 모습을 본 경험이 있기는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끊임없이 뉴스에 등장하던 '눈에 보이는 효과' 때문에 실리프팅이 장안의 화제가 되어 단기간에 걸쳐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사실...)

실리프팅 전후 사진으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출처 : JTBC)

    실리프팅 시술이 아무리 부담이 없고, 간편하더라도 어쨌든 몸에 뭔가를 넣어서 당겨야 하기 때문에, 시술자의 숙련도가 중요하며, 또한 실리프팅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시술의 장단점이 확실하기 때문에, 충분한 설명과 상담을 통해 환자 본인이 어떤 효과를 원하는지, 그리고 본인에게 어떤 시술이 맞는지를 잘 이해하고 시술을 선택하여 결정한다면, 적은 부담과 통증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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