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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유진 Jan 11. 2019

수술하는 의사 입장에서의 디지털 헬스케어 (2)

디지털? 헬스케어? 엑셀러레이팅? 뭡니까 그게 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DHP, 즉 디지털 헬스케어 파트너스는 한 마디로 헬스케어 분야에서 기술적인 혁신을 통해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하면서 돈도 벌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성장시키는 스타트업 육성 단체이다. 이를 조금 더 전문적이고 멋진 말로는 엑셀러레이팅이라고 하며, 단순히 투자금을 넣고 회수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초기 단계의 회사들이 망하지 않고 생존하고 더 나아가 성공시키는 (좋은 임팩트를 끼치고 돈을 많이 벌도록...) 역할을 목표로 한다.


우리 안에서 날아올라라, 유니콘이여!!

    그냥 스타트업도 생존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게다가 헬스케어 스타트업... 거기에 추가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설명하는 말이 멋있어질수록 결국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의료 시장은 단순히 물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생산자와 그러한 재화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관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 미묘하며, 수많은 규제와 절차, 도덕과 생명윤리의 폭탄 같은 가시밭이 도처에 매복하고 있는 곳이다. 일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의료 서비스를 돕는 스타트업을 만든 분들의 대부분은 의료인이 아니며,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니즈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기가 힘들고, 본인이 개발하거나 생산한 결과물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어떤 점을 고치고 다듬어야 되는지 등에 대한 피드백을 얻기가 쉽지 않다.

Nevertheless...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꽃을 피우고자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도전의식을 가진 채 여기저기에서 좋은 시도를 하고 있으며, 그러한 스타트업 회사들을 돕기 위해 DHP 가 일하고 있으며, 필자는 성형, 재건외과 전문의로서, 내가 진료하는 영역과 겹치는 포트폴리오의 회사들을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실제로 경험해보지 못한 임상 상황에서의 니즈들과, 혹은 그들이 전혀 현실적인 임상 상황과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할 때 잡아주고자 하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스케일 업을 할지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자문은 어디까지나 자문이며 일정한 수준의 선을 넘지 않는데, 오히려 자문하는 내가 더 많이 배워가는 경우도 많다.

아니 이런 아이디어를?

    처음 EMR 이 도입될 당시 많은 의사들은 기술적인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이유로 들며 반대했지만, 현재 EMR을 사용하지 않는 종합병원은 거의 없다. 내가 똑똑히 기억하는 장면 중 하나가, 필자가 본과생이던 시절 EMR 도입 시험운전을 하던 날 모의 환자로 차출되어 소아청소년과 외래로 불려갔는데, 역시 엄청나게 바쁜 와중 차출되어 내려오신 소아과 교수님은 이딴거 또 왜 해서 귀찮게 하냐며 결국 좋아하는 사람 없는 이런 건 금방 없어질거라고 내 면전에서 EMR 에 대한 악담을 퍼부으셨다(...). 물론 그 이후에는 외래 진료 중에 5분만 EMR 체계가 다운되어도 진료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버릴 만큼 일선 진료 현장에서 컴퓨터와 전자 차트 기록은 도저히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EMR!! PACS!! 잘되나 보자 정말!!! (...)

    이는 의료의 다른 영역 또한 마찬가지이다. 2019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느끼기에 깜짝 놀랄 만큼 원시적인 방법으로 업무가 처리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는 너무나 많다. 다만 하루하루 격무에 시달리는 의사들은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서 또 다른 불편함을 감수할 용기를 선뜻 내기가 힘들며,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자 하는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스타트업들은 애초에 그러한 불편함이 무엇인지를 알기가 힘들다.


    그러한 간극을 메꾸고자 DHP 에는 다양한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파트너와 자문가로 포진하고 있으며, 다른 어떤 스타트업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의료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나는 매일매일 수술실에서 메스와 전기소작기를 들고 수술을 하는 surgeon이며, 그와 동시에 외래와 병동 환자를 보는 physician이고, 또한 미용 수술과 시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개원가 병원에서도 근무했었다. 이러한 짧지만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수술실 내에서의 혁신, 환자-의사 간 interaction에서의 혁신, 또한 의료 정보 비대칭성에 대한 혁신을 원하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직,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었으며, 또 앞으로도 돕고자 한다.

필자가 자문하고 있는, DHP 포트폴리오 기업인 서지컬 마인드. VR 기술을 통한 수술교육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모든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환자를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고, 환자가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에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다만 그러한 과정 안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날로 높아지는 환자들의 눈높이나 의료 현장에서 의료진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압박 등은 의료를 업으로 삼고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많은 부담이 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DHP 가 결국 나아가고자 하는 길은 혁신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게 하고,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의 도움이 되고자 하는 스타트업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일이며, 그것은 크게 보면 결국 의사의 주된 업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여러 이유에서 가장 척박한 환경 중 한 곳인 대한민국에서, 환자들에게는 도움을 주고 업계에는 기쁨이 되는 디지털 헬스케어의 유니콘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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