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리링 Aug 14. 2024

AI 엔지니어가 되다

초등교사 의원면직 05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작성합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게 3월인데, 정신없이 공부하다 보니 벌써 2024년의 절반이 훌쩍 지나고도 넘었네요. 그간 글을 꾸준하게 쓰지 못해 브런치 구독자 수가 많이 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유입 로그 등을 간간이 확인해 보면 의원면직을 고민하는 많은 교사, 공직자 분들께서 제 글을 읽고 가시는 듯했습니다.



 올해 3월 4일 개학날 아침, 창밖의 짹짹거리는 새소리와 아이들 소리를 들으면서 눈을 떴어요. 이 중요한 날에 나는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저녁이 되니 속속 업데이트되는 동기들과 선후배들의 새 학급 소식을 보면서 또 한 번 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학교가 이제 나와는 상관없는 곳이라니!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괜한 짓을 했다는 후회는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학교를 나가도 될까- 내가 먹고살 수 있을까- 고민했던 날들이 무색할 만큼 말이죠.



 그 힘들다는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얻어낸 교사라는 소중하고 안정적인 직장, 때려치우고도 과연 잘 살고 있는지 다들 궁금하실 텐데요. 네 - 저는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마음에 드는 국내 스타트업에 AI 엔지니어로 취직을 하고 9월부터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년 말 수능이 끝나고부터 코드를 공부하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원하는 새 직업을 얻기까지 8개월 정도 소요가 됐네요. 정말 치열하고 바쁘게 살았습니다.


취업이 확정되고 난 뒤 부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3월 초까지는 소프트웨어와 코드를 전반적으로 독학했어요. 독학을 통해 데이터 분야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죠. 그래서 3월 말부터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KDT 교육과정 하나를 등록해서 다니기 시작했어요. SK플래닛 T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ASAC [빅데이터 분석가 & AI] 전문가 훈련과정인데요. 이곳에서 본격적인 데이터, AI 공부를 하면서 프로젝트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특히 딥러닝 분야에 큰 흥미와 욕심을 가지게 되었고, 앞으로의 취업 방향을 AI/딥러닝 엔지니어로 설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국비교육, 부트캠프가 나에게 도움이 될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데 - 그런 오만방자한 마음으로 여태 독학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 제 꼴이 어떤 모양새일지 감히 상상도 하기 싫을 만큼, 훈련과정을 통해 크게 도움을 받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훈련 장려금이며 국취제며 한 달에 8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으며 지출 없이 공짜로 공부할 수 있었고요. 수업과 멘토링뿐만 아니라 자격증 비용, 스터디 비용, Colab pro나 GPT4.0도 지원해 줄뿐더러 특강이나 컨설팅 같은 것도 꾸준히 기획해 주셔서 공무원이었던 저에게는 사기업 취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았습니다. 만약 예전의 저처럼 KDT 교육과정을 들을까 고민하는 분이 계시다면, 뭐가 됐든 독학보단 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9월부터 AI 솔루션 기업에서 AI 엔지니어로 일하며 연구와 개발을 병행하는 일을 시작하게 될 예정이에요. 제가 맡은 분야는 NLP(자연어 처리), LLM(거대 언어 모델) 쪽이고요. 좋은 직장을 구하긴 했지만, 앞으로 저의 진로를 다듬어 나가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과정을 계속해서 브런치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일단은, 무언가를 하나 해냈다는 생각에 정말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저도 이렇게 빨리 취업을 할 줄은 몰랐거든요.



  이번 모험에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자산은 주어진 환경 내에서 용기 내어 진취적으로 도전하고 실패든 성공이든 스스로의 힘으로 성취해 본 경험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겪어보니 사람은 실패의 경험으로 튼튼해지고 성공의 경험으로 단단해지더라고요. 삶을 주도적으로 진취적으로 살아간다는 게 생각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만큼 재밌고 다채롭고 나를 성장하게 해서 좋아요. 앞으로도 고인물보다는 용자로 살아가는 제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짧은 글을 마칩니다.






작가의 이전글 사직 후 진로를 결정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