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삼수갑산 높은 산을 내려
홍원 전진 동해바다에
명태를 푸러 갔다 온 처녀,
한달 열흘 일을 잘해
민청상을 받고 온 처녀,
산수갑산에 돌아와 하는 말이―
"삼수갑산 내 고향 같은 곳
어디를 가나 다시 없습데.
홍원 전진 동태 생선 좋기는 해도
삼수갑산 갓나물만 난 못합데."
그러나 이 처녀 아나 모르나.
한달 열흘 고향을 난 동안에
조합에선 세톤짜리 화물자동차도 받아
래일모레 쌀과 생선 실러 가는 줄,
래일모레 이 고장 갓나물 실어 보내는 줄,
삼수갑산 심심산'골에도
쌀이며 생선 왕왕 실어 보내는
크나큰 그 배려 모를 처녀 아니나,
그래도 제 고장 갓나물에서
더 좋은 것 없다는 이 처녀의 마음.
삼수갑산 갓나물같이 향기롭구나―
2025.10.20. 익숙함의 모래밭 속에서도 진주를 찾을 수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