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무려인숙」 -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삼수 삼십 리, 혜산 칠십 리

신파 후창이 삼백열 리,

북두가 산머리에 내려앉는 곳

여기 행길 가에 나앉은 공무려인숙.


오고가던 길'손들 날이 저물면

찾아들어 하룻밤을 묵어가누나―

면양 칠백 마리 큰 계획 안고

군당을 찾아갔던 어느 협동조합 당위원장.

근로자학교의 조직과 지도를맡아

평양대학에서 온다는 한 대학생,

마을 마을의 수력 발전, 화력 발전

발전 시설을 조사하는 군 인민위원회 일'군.

붉은 편지 받들고 로동 속으로 들어갈

산과 땅 먼 림산사업소로 가는 작가…


제각기 찾아가는 곳 다르고,

제각기 서두르는 일 다르나

그러나 그들이 이 집에 이르는 길,

이 집에서 떠나가는 길

그것은 오직 한 갈래'길―사회주의 건설의 길.


돈주아 고삭아 이끼 덕이 치고

통나무 굴뚝이 두 아름이나 되는 이 집아,

사회주의 높은 봉우리 바라

급한 길 다우치다 길 저문 사람들

하룻밤 네 품에 쉬여 가나니,


아직 채 덩실하니 짓지 못한

산'골 행길'가의 조그마한 려인숙이라

네 스스로 너를 낮추 여기지 말라,

참구른 노던 투박한 자리로나마

너 또한 사회주의 건설에 힘 바치는 귀한 것이어니.




2025.10.17. 강렬한 소망을 가질 때에는 모든 가능성의 고개를 돌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른 봄」 - 백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