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었다옹
골안에 이른 봄을 알린다 하지 말라
푸른 하늘에 비낀 실구름이여,
눈 녹이는 큰길가 버들강아지여,
돌배나무 가지에 자지러진 양진이 소리여.
골안엔 이미 이른 봄이 들었더라
산'기슭 부식토 끄는 곡괭이 날에,
개울섶 참버들 찌는 낫자루에,
양지쪽 밭에서 첫운전하는 뜨락또르 소리에.
골안엔 그보다도 앞서 이른 봄이 들었더라
감자 정당 40톤, 아마 정당 3톤―
관리위원회에 나붙은 생산 계획 수'자 우에
작물별 경지 분당 작업반장회의의
밤새도록 밝은 전등 불'빛에.
아, 그보다도 앞서 지난해 가을
일곡을 분배받던 기쁨 속에, 감사 속에,
그때 그 가슴 치밀던 증산의 결의 속에도.
붉은 마음들 붉게 핀 이 골안에선
이른 봄의 드는 때를 가르기 어려웁더라.
이 골안 사람들의 그 붉은 마음들은
언제나 이른 봄의 결의로, 긴장으로 일터에 나서나니.
2025.10.16. 따스한 볕이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고 생명의 활기가 감도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