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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 김소월

『진달래꽃, 초혼』을 읽었다옹

by 수상한호랑이

홀로 잠들기가 참말 외로와요

맘에는 사무치도록 그리워와요

이리도 무던히

아주 얼굴조차 잊힐 듯해요.


벌써 해가 지고 어두운데요,

이곳은 인천에 제물포, 이름난 곳,

부슬부슬 오는 비에 밤이 더디고

바다 바람이 춥기만 합니다.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하이얗게 밀어드는 봄 밀물이

눈앞을 가로막고 흐느낄 뿐이야요.




2025.12.8. 그리고 그리던 얼굴이 세찬 겨울 바람에 흔들리던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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