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변화의 선택으로 탄생한 비건 레스토랑 l 플레이츠(Plates)
런던 이스트의 감각적인 동네 쇼디치(Shoreditch) 골목에 자리한 플레이츠(Plates)는 2025년 영국 최초로 비건 미쉐린 스타를 받은 100% 식물성 레스토랑입니다.
플레이츠의 요리 철학은 명확합니다. 정제 설탕, 글루텐은 물론 흔히 사용되는 동물성 대체재조차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직 신선한 채소, 과일, 다채로운 식물성 재료만으로 복합적이면서도 섬세한 맛의 요리를 완성합니다. ‘비건’이라는 타이틀에 머물기보다는 요리의 풍미와 흥미로움을 극대화하며 한층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을 이끄는 세프 커크 하워스(Kirk Haworth)는 프렌치 라운드리(The French Laundry), 샛 베인스(Restaurant Sat Bains), 스퀘어(The Square), 시드니의 키(Quay) 등 세계적인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이후 BBC의 요리 프로그램 '그레이트 브리티쉬 메뉴(The Great British Menu)'에 식물성 음식을 선보이는 셰프로는 최초로 출연하여, 그가 선보인 디저트 ‘A taste of Unity’는 대회 최고 요리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그는 여동생 킬리(Keeley)와 함께 플레이츠를 열며 자신의 철학을 담은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화려한 경력 뒤에는 그의 삶을 변화시킨 회복의 여정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라임병 진단을 받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식물 기반 식단을 선택했습니다.
“I’m not trying to change how people eat. I’m just trying to open a window and let people come and have a look at an alternative.”
누군가의 식습관을 바꾸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다른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창 하나를 열어두고 싶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건(vegan) 식단을 따르는 인구는 아직 1% 수준이지만, 채식(vegetarian)을 포함한 식물성 식단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2024년 기준으로 영국 인구의 약 4%가 자신을 비건이라고 밝혔고, 비슷한 비율의 사람들이 향후 비건 식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Finders.com, 2024 / Guardian, 2025 / Statista, 2025 / Veganisingit, 2025)
그에게 식물성 식단은 회복이라는 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도달한 길이었고, 플레이츠는 그 철학을 담은 결과물입니다. 주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공간 역시 건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셰프들이 긴 시간 동안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음식을 만들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돌보지 않는 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 역시 건강이 악화 되었을 때 이르러서야 다른 사람을 위해 요리하던 열정을 자신을 위해 돌릴 수 있었고, 이것이 그의 건강 회복의 이유라고 말합니다. 플레이츠의 주방은 사람을 소진시키는 곳이 아니라, 배려와 균형이 살아있는 공간입니다.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도 그의 생각과 닮았습니다.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미니멀리즘으로 추구하며, 계절에 따라 유연하게 구성되는 메뉴, 그리고 강압적인 분위기 없이 팀워크가 살아있는 주방 문화까지 이곳은 미각을 만족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과 환경 모두를 함께 고민하는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플레이트츠의 테이스팅 메뉴는 계절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유연하게 구성됩니다. (메뉴 구성은 변경될 수 있으니 예약 시 확인 필요)
식사는 가보차 호박(단호박의 일종)과 생강으로 끓인 수프에 감자 만두와 허브 페스토가 더해진 따뜻한 음식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접시는 부드럽게 익힌 리크(서양 대파) 위에 밤 크림을 얹고, 할라피뇨와 구스베리 드레싱으로 맛을 낸 요리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마이타케 버섯은 블랙빈 몰레 소스와 함께 구워져 나옵니다. 녹두와 렌틸콩으로 만든 라자냐는 전통적인 파스타 시트를 사용하지 않지만, 미소와 차이브 소스로 완성도 있는 깊이를 전달합니다. 메인 코스 이후에 £15를 추가하면 카라멜라이즈한 라이온스 메인 버섯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훈제 시오코지와 콜리플라워 크림, 블랙 트러플 주스가 더해진 플레이츠의 섬세함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식사의 마무리는 두가지 디저트입니다. 루바브, 비트, 뽕나무 열매가 어우러진 라이스 푸딩 아이스크림 그리고 생 카카오로 만든 진한 갸또까지 완벽한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현재 플레이츠는 새로운 행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킬리(Keeley)와 함께 올해 안에 쇼디치 플래그십 공간에 객실을 함께 운영하는 숙박 공간을 오픈할 예정이며, 여름에는 프랑스에서 푸드 페스티벌과 웰니스 리트릿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행사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음식과 공간, 휴식과 회복 - 그 사이의 경계를 허물며 플레이츠는 조용하지만 자신만의 방식들로 스스로를 넓혀가는 중입니다.
Plates Restaurant & Food Studio
주소: 320 Old St, London EC1V 9DR
운영시간 : 수 (18:00-22:00), 화, 금 (12:00-16:00, 18:00-22:00), 토 (12:00-16:00, 18:00-22:00), 일(12:00-16:00) - 운영시간 꼭 확인하세요! 예약필수! *** 5월부터 일요일에는 레스토랑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추천 메뉴 : BBC의 요리 프로그램 그레이트 브리티쉬 메뉴(The Great British Menu)에서 소개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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