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며 이 말은 하지 말자. 누가? 누가 그랬어?

생후 32일 차

by 김적당



누가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이 말을 툭 던졌다.





누가 그랬어? 누가?





잠이 와서 보채며 울기도 하고, 배가 고프다는 신호로 울기도 하는 아기.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운다.

엄마는 우는 이유를 해결해 주기 위해 열심히 교감하며 '울음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그런데 '누가 그랬어?'라는 말이 툭 튀어나온 순간 스스로 놀랬다.


아니, 울음의 원인은 이 아이에게 있는데 그걸 외부에서 찾도록 벌써부터 유인(?)하고 있다니!!


외부로부터의 자극은 자극일 뿐, 그걸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할지는 자기 몫이다. 끊임없이 '자기 대화'를 통해 그걸 이해하고, 번역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 힘을 길러주고 싶다는 다짐을 많이 했는데, 아이의 울음에 대해 '누가 그랬어? 누가 누가?'라고 물었다.


어린 내가 그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 말이 무의식 중에 나온 거겠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저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고 돌아오면 '누가 그랬어? 왜?', 기대만큼 성적이 안나와 우울해도 '누구랑 싸웠니?' 혹은 '친구가 너보다 성적이 잘 나왔어?' 라는 질문을 받았을지 모른다.




우리가 아이에게 진정으로 해줘야 할 질문은 '누구 때문에 그러니?'라는 질문이 아니다.


'친구가 같이 놀기로 했는데 약속을 까먹었구나. 많이 섭섭했겠다.'

'이번에 열심히 했는데 아쉽겠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진짜 멋졌어!'





그 아이의 상태를 공감해 주고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가도록 가이드해줘야 한다.


사소한 질문 하나지만 아이의 사고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타인에게서 자기감정의 원인을 찾는 아이는 내면이 건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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