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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변 Sep 18. 2024

아들에게 사준 책들

매거진을 시작하며

불안은 학부모의 영혼을 잠식한다. 자녀교육 이렇게 해야 합니다(혹은 ‘절대 이렇게 하지 마세요’) 류의 조언과 정보가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끝없이 쏟아지는데, 계속 보고 있으면 ‘뭐 어쩌라고’ 싶은 기분이 될 때가 있다.


최근 핫한 주제는 독서와 문해력인듯 하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스마트폰의 시대에, 애들이 가만 놔둬도 자연스럽게 책을 집어들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게 맞다. 그러다보니 문해력도 낮아지고, 이게 모든 과목의 학습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래서 어릴 땐 다른 것 제치고 독서지도가 중요하다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가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는 내가 귀얇은 엄마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옛날 사람인 나는 책읽기가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내가 요즘 어린이로 태어났어도 책읽는 즐거움을 알 수 있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안하기 때문이다. 밤새 재미난 소설을 읽으며 도파민 폭발하는 경험을, 흥미로운 교양서를 읽고나서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경험을, 인상깊었던 문장과 구성방식을 부지불식간에 흉내내며 표현력이 풍부해지는 그런 경험을 혹시나 우리 애는 모르고 살게 될까봐.


별로 부지런한 엄마는 아니지만,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김풀빵(가명)에게 어떤 책을 공급하고 어떻게 꼬드겨서 읽게 할지는 나름 고민하며 살고 있다. 성공할 때도 실패할 때도 있다.


내가 풀빵에게 사주고 함께 읽은 책에 대한 짧은 평과 감상을 비정기적으로 기록해보려 한다. 초등학생 독서일기의 학부모 버전..말하자면 ‘초딩 독서(시키는) 일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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