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곡에 대한 몰입과 표현이 필요하다는 얘기일 텐데 곡이 달라져도 목소리는 같으니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평소엔 크게 와 닿지 않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분명 같은 목소리일 텐데 곡에 따라 목소리에 나름의 모드를 바꾼 걸 알아차리지 못한 다면... 이게 같은 사람이었다고?! 할 때가 있다면 이건 진짜 연기인 걸까.
와우, 최근에 그런 경험을 하게 해 준 가수가 있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스물여덞 번째 주인공인 사운드킴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Q.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사운드킴 : 저는 가수 사운드킴이라고 합니다.
Q. 두 달 전에 우연히 한 카페에서 만난 뒤에 오랜만에 뵙네요.(웃음) 최근의 근황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사운드킴 : 요즘은 정신이 없이 살고 있어요. 유튜브도 열심히 하고 있고 사운드킴으로 활동을 하면서 가이드나 코러스 등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어요.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웃음)
Q. 사운드킴 님이 그동안 어떤 삶은 살아온 사람일지 너무 궁금해요.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어떻게 지금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A. 사운드킴 : 저는 어릴 때 학구열이 없는 아이였어요. 뭔가 하나를 시작해서 끝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것저것 다 하고 싶던 아이였는데 그때 슈퍼스타 K가 한창 유행을 할 때였어요. 기타 치면서 노래를 하는 참가자가 있었는데 저도 어릴 땐 노래보다는 기타를 치고 싶었어요. 학원을 가서 기타를 막상 배워보니까 손이 너무 아픈 거예요.(웃음) 그래서 바로 그만뒀어요. 그 학원에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걸 보고서 노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와 동시에 고등학교도 예술고등학교를 가고 싶었어요. 갑작스럽게 혼자 입시전형을 알아보고 오디션도 찾아봤어요. 그리고 결국 시험을 봤는데 붙어 버렸어요.(웃음) 그래서 예고를 진학하고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노래만 엄청 잘하고 싶었어요. 스킬 적으로 여러 가지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쪽으로 연습을 많이 했어요. 성인이 돼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제가 음악을 들을 때도 잘하는 사람의 음악보다는 듣기 좋은 음악을 더 자주 듣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남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성인이 되고 처음부터 실패를 했어요. 학교를 못 갔거든요. 재수를 시작했고 다시 노래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학원이 가수 윤하 언니와 래퍼 치타, 그루비룸 같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학원이었어요. 당시에 그런 분들과 얘기도 많이 하고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도 하면서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성인이 되자마자 가이드라든지 코러스 같은 녹음을 해볼 수 있는 일이 많이 들어왔어요.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일이 많아지면서 학교도 그만두고 가이드를 엄청 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가 하는 음악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애매하게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하지만 정작 제 것을 못하고 있더라고요. 옆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겁도 났어요. 생각만 하고 행동을 안 하고 있었어요. 그때는 다 안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고 나는 내 음악을 하면 잘 안될 것 같고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들에게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좋고 내 음악을 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얘기를 하긴 했지만 속에서는 프런트맨에 대한 갈망이 있었죠. 그래서 당시에 룸메이트가 싱어송라이터였고 곡을 저에게 써줬어요. 그 곡으로 첫 앨범을 발매하게 됐어요.
Q. 사실 데뷔 전부터 굉장히 많은 녹음을 하신 베테랑이시잖아요.(웃음) 가이드 보컬로 굉장히 유명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동안 어떤 곡들을 녹음하셨나요?
A. 사운드킴 : 좀 재수 없을 수도 있는데....
Dike : 어떤 분들이죠? 그 재수 없는 얘기를 해주세요.(웃음)
사운드킴 : 다 못 외워서....(Dike : 앗!) 다 못 외워서 메모장에 적어 놨거든요.(웃음) 태연 님의 [This christmas]와 그루비룸의 [Blue moon]도 제가 가이드를 했어요. 최근에 나온 아이즈원의 앨범과 프로미스 나인의 데뷔 앨범도 했어요. 최근에는 있지(Itzy) 앨범에 수록된 곡의 가이드와 코러스를 했어요.
Q. 그러고 보니 저와 같은 프로듀싱 팀의 엔지니어 친구와도 녹음 작업을 하셨잖아요. 두 사람이 아는 사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웃음) 그 친구의 말로는 사운드킴 님의 곡과 당시 녹음을 할 때의 목소리가 굉장히 달라서 처음엔 같이 작업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 못 했다고 했어요. 역시 프로는 곡마다 목소리를 맞게 바꾸는 걸까요?(웃음)
A. 사운드킴 : 제 안에 슬픔도...(웃음) 노래를 할 때 특히 니즈에 맞춰야 하는데 작곡가의 취향에 맞춰야 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제가 어필해야 하는 부분이 학력도 아니고 대단한 아이돌 출신도 아니었으니까 살아남기 위한 능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관심 없었는데 일을 하면서 점점 관심이 생겨서 각각의 아이돌 멤버들 개인의 특징을 따라 하게 되고 그걸 일에 적용할 수 있게 됐어요. 그렇게 목소리를 많이 따라 했어요. 혼자 나이 별로도 분류해서 목소리를 내기는 연습도 했어요.
Q. 데뷔 곡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지난 3월 19일 첫 싱글인 [Moonlight]가 발매됐어요. 저는 처음 듣자마자 곡이 너무 좋아서 리릭 비디오를 몇 번씩 봤어요. 이 곡은 어떤 곡인지 소개해주세요.
A. 사운드킴 : [Moonlight]라는 곡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느낌이에요. 붕 뜬 느낌이 들잖아요. 달 위를 걷고 있는 기분 같은 첫 설렘에 대한 노래예요. 고3 때부터 같이 산 친구가 곡을 가져왔을 때 너무 제가 부르는 상상이 되는 곡인 거예요.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너무 뭉클해서 혼자 울었어요. 편곡은 다른 친구가 같이 했고 저에게는 혼자 했으면 절대 못 했을 것 같은 일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뜻깊고 고마운 노래예요.
Q. 윤하 밴드로도 활동하셨잖아요. 혹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사운드킴 : 20살 때 다녔던 학원에서 선생님이 윤하 언니와 오래 알던 사이셔서 같이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의해주셔서 같이 사는 친구까지 함께 밴드의 코러스로 3년 정도 활동 중이에요. 혼자서 레코딩울 하는 일을 많이 했는데 밴드의 구성원이 되는 게 오랜만이었어요. 확실히 플레이가 주는 힘이 막강해서 귀가 즐거운 시간들이에요.
Q. 유튜브 채널에 커버 곡을 자주 업로드하고 계셔요. 영상도 본인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센스가 돋보이고요. 이 목소리는 찐이다, 라는 반응이 많더라고요.(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커버가 뭘까요?
A. 사운드킴 : 최근에 했던 이하이 님의 [홀로]가 기억에 남아요. 연습을 할 때도 그렇고 녹음을 할 때도 제가 상태가 좋지 못했어요. 비염도 왔고 훌쩍거리면서 눈물 날 것 같은 상태여서 아파서 오는 짠함이 전달이 된 것 같았어요.(웃음) 그거 때문에 결과물이 좋았어요. 다들 우는 것 같다 그러는데 그게 아니라 비염 때문에 정말 눈물이 났거든요. 어쨌든 노래가 저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메시지도 좋았어요. 사람은 혼자잖아요. 올해는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야 하고 홀로 있는 게 이상한 게 아니더라고요. 내가 나를 사랑해줘야 다른 사람도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데 거기에 적합한 가사라고 생각했어요.
Q. 평소엔 음악 외의 어떤 다른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사운드킴 : 이게 그 전의 인터뷰들을 보니까 다들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근데 전 뭘 많이 해요. 저의 MBTI가 ENFP 거든요. 일 다 벌려놓고 정리 못하는 스타일이라 지금 일을 벌여 놓은 게 많아요. 춤도 배우고 있고 고양이랑도 놀아주고 미드도 봐야 하고 먹방도 봐야 해요. 친구들도 만나야 하고요. 쉴 때 거의 쉬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