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 한수남

by 한수남

어릴 때는 마당 수돗가에서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어푸, 어푸, 세수를 했지


눈에 티라도 들어가면

넓은 세숫대야에 얼굴을 폭 담그고

깜박, 깜박, 티를 빼냈지.


마당 가득

쨍하고 햇살이 쏟아졌지


이제,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지

어느 늦은 저녁, 사각 세면대 안으로 머리를 처박고 싶지.


눈 속의 티

딱딱해진 눈물

오래된 독기 같은 것들이


아무리 오래 씻어도,

눈을 꿈벅거려도

잘 빠져 나오지 않지.


세면대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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