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by 한수남

벌써 / 한수남


봄이 왔는데

꽃은 벌써 가려고 하네


장례식장에 들러

미망인의 벌벌 떨리는 손을 한참 잡았다 풀고

돌아서는 발걸음


저 꽃나무는 어이하여

미망인을 쏙 빼닮았는가


피어날 때는 미처 못보다가

질 때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꽃잎이라서


지는 꽃잎 위에

세월 한 잎을 얹어보는 봄날


봄이 왔는데

꽃잎은 벌써 가려고 하네



지고 있는 목련




수요일 연재
이전 22화소금 한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