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라는 말
참 아름다운 이 말이 어느 날
끔찍한 말이 되어 버렸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정말로 가만히 쪼그리고 앉아있던 아이들
그 착한 아이들이 나란히 앉아
바다 속으로 사라진 그날 이후로
나는 가만히, 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못하네
옆에 가만히 있어 준다는 이 아름다운 말을 만나면
흠칫
그날의 분노에 몸이 떨려오네
가만히, 라는 말 하나가
두고두고 날 울리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