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이혼 날 오전에 일하고 오후에 법원에 갔다.
그날 아침 동료가 나를 보고 피부가 빛이 난다. 피부과 다니냐고 물었다.
난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 이혼하러 법원가요"
깜짝 놀라며 농담이냐고 물었다.
농담 아니고 진실이라고 했다.
왜 폭탄발언을 하냐며 놀라워하던 3년 전의 동료모습이 떠오른다. (그녀에게만 말했는데 내가 이혼한 게 직장에 1년이 넘도록 소문이 안 났다. 1년 지나고 내가 내 입으로 말했다. 그녀의 입 무거움에 감탄했다. 사실 소문나라고 말한 건데ㅎ)
법원에 시간 맞춰 갔다.
무표정의 이혼하러 온 부부가 50쌍이 넘었다. 신분증을 제출하고 내 순서가 되면 호명한다. 들어가서 본인 맞느냐? 이혼할 거냐? 이렇게 간단한 물음에 답을 하면 이혼했다는 서류한 장 준다. 그걸 가까운 구청에 제출하면 이혼이 성사된다고 했다. 그날 바로 구청에 제출하고 잘살아라고 하며 헤어졌다.
그날 바로 카톡차단, 번호 차단했다.
법원의 수많은 무표정하고 고요한 그 이혼 앞둔 부부들과 그날의 분위기, 공기를 떠올리니 신기하다. 모두가 한때는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을 텐데 무슨 사연으로 남남이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