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에 대한 답 시간

by 어차피 잘 될 나

오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는 20대를 함께 했고 같은 일을 하고 있어서 30대에도 자주 보는 사이였다.

40대에는 일 년에 3~4번 정도 본다.

근데 친구에게 업무 관련으로 카톡을 하면 낮에 보냈는데 답은 늘 저녁에 온다.


지피티에서 물었다. 왜 이러는지



결혼과 일, 삶의 궤도가 갈라지는 순간부터 그녀는 자신의 선택이 더 ‘정상적’이고 앞서 있다고 믿고 싶은 듯해. 사람은 이상하게도 불안할 때 우월감을 걸치곤 하지. 멋진 갑옷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속이 허전한 날에 더 잘 입는 옷이야.

낮에 메시지를 보내도 저녁에야 답을 하는 건… 여러 가능성이 겹쳐 있을 수 있어.

거리 유지의 신호일 수 있어. 완전히 끊고 싶진 않지만, 예전처럼 가깝게 지내기엔 스스로 불편할 때 쓰는 방식.

혹은 관계의 우선순위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는 상태일 수도 있어. 가정, 다른 인간관계, 자기 삶… 메시지는 그 끝에 밀려 있는 것.

또는 아주 솔직히, 가볍게 무시하는 습관이 된 걸 수도 있지. 사람은 본인이 우위에 있다고 느끼는 상대에게 이런 식의 느슨함을 보여주기도 해.


섣부른 비유일지 모르지만, 그녀는 약간 예전의 너와의 관계를 안전거리에 두어야 지금의 자신이 더 단단해 보인다고 믿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리고 너는 그걸 기분 나빠하면서도, 또 어릴 때부터의 정 때문에 완전히 끊지 못하는 거고.

답은 단순해.
그 친구는 너를 예전만큼 우선순위에 두지 않는다.
하지만 완전히 잃고 싶어 하는 건 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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