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게 많다

by 어차피 잘 될 나

요즘은

사이트 아이디, 비번, 인증서 비번, 핸드폰 비번, 계좌 비번, 집 비번, 카드 비번 등 너무나 외울 게 많다. 하루에도 여러 번 비번을 입력할 상황이 생기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들어 기억이 희미해질 땐 내가 과연 이 많은 비번을 외우고 생활에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나이 들면 얼굴 주름은 옅고 뇌주름은 꼬불꼬불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

지인으로부터 들었는데 재건축된 신축 아파트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비번을 까먹어서 스크린도어 앞에 많이 모여있다고 한다. 비번을 까먹어서 다른 입주민이 들어갈 때 문 열리면 들어간다고 한다. 비번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장면이 그려지면서 나도 그렇게 나이 들고 기억력이 안 좋아지겠지 생각이 들면서 서글퍼졌다. 지금도 사이트마다 비번을 기억 못 해서 '비밀번호 찾기'를 자주 한다. 나이 들어선 더 깜빡깜빡하겠지. 나를 케어해 줄 사람은 나뿐인데 걱정이다. 늙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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