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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사회라는 낯선 그라운드에 선 당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결코 모든 비를 피할 수 없다는 진실입니다. 인생이란 때로 예기치 않은 비를 만나게 되고, 때로는 그 비에 흠뻑 젖을 줄도 알아야 하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유독 ‘실패’라는 비에 인색합니다. 마치 비 한 방울 맞지 않은 뽀송뽀송한 상태만을 ‘성공’이라 부르듯, 완벽이라는 우산 없이는 아예 길을 나서지 말라고 은근한 압박을 가합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이들이 비에 젖는 순간의 불편함보다, 젖은 내 모습을 남에게 보이는 것을 더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틀렸다는 말 한마디, 부족하다는 지적 한 번에 스스로 무너질까 봐, 아예 비를 피해 지붕 아래에만 머무르려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틀리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며, 결국 성장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 머물 뿐이라는 것입니다.
삶이라는 거대한 경기장에서 우리에게는 몇 가지 지혜로운 태도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깨진 독에 미련을 두지 않았던 선비의 태도입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 깨져버린 독 앞에서 연연한들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돌이킬 수 없는 프로젝트의 실패나 말실수 앞에서 미련을 떨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과거의 실패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첫걸음입니다.
두 번째는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태연히 풀을 뜯는 염소의 지혜입니다. 염소는 비를 맞으면 그저 젖을 뿐, 그렇다고 허기진 배를 채우는 하루의 과업을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쏟아지는 업무, 버거운 인간관계, 불확실한 미래라는 빗줄기 속에서도 오늘의 할 일을 멈추지 않는 꾸준함, 그것이 현재를 버텨내는 두 번째 지혜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는 다시 타석에 들어서는 야구선수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야구는 본질적으로 실패의 스포츠입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타자조차 열에 일곱 번은 실패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삼진아웃을 당했다고 해서 방망이를 던져버리고 경기를 포기하는 순간, 그는 진정한 패자가 됩니다. 진짜 강자는 실패를 한 번도 겪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실패를 맞닥뜨린 뒤에도 묵묵히 다음 타석을 준비하며 다시 배트를 쥐는 사람입니다. 서류 탈락, 면접 낙방, 차가운 거절의 메일은 그저 한 번의 아웃카운트일 뿐, 인생이라는 긴 경기의 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선비는 과거를 현명하게 놓아주는 법을, 염소는 흔들림 없이 현재를 버텨내는 법을, 그리고 야구선수는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다시 서는 법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 세 가지 태도는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모입니다. 비를 피하는 데만 급급한 사람은 결국 아무 데도 가지 못한다는 것.
그렇습니다. 당신은 틀릴 수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당신은 더 적극적으로 틀려야만 합니다.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야말로 진짜 배움이 시작되는 순간이며, 때로 아프게 다가오는 비판이야말로 당신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빗줄기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틀리지 않는다’는 무오(無誤)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결국 스스로 성장의 문을 잠그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지금 당장 지켜야 할 것은 헛된 자존심이 아니라, 틀리더라도 끝까지 배우고 나아가겠다는 용기 있는 태도입니다.
젖은 옷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마릅니다. 하지만 빗속에서 두려움 때문에 걸음을 멈추는 순간, 우리는 영영 그 자리에 고립될지도 모릅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진정한 자유는 날씨를 마음대로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어떤 날씨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내면의 힘에서 비롯됩니다. 당신을 지켜주는 듯 보이는 완벽의 껍질은, 사실 당신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가장 무거운 족쇄일 뿐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당신 앞에 내리는 비를 피하지 말고, 그 빗속으로 용기 있게 걸어 들어가십시오. 그 길 위에서 마음껏 틀리고, 흠뻑 젖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당신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를 목적지가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는 삶의 진짜 동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