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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예측 가능한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시계인가, 아니면 무수한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펼쳐지는 예측 불가능한 파도인가? 이 해묵은 철학적 질문은 오늘날 가장 역동적인 비즈니스 현장에서 핵심적인 전략적 화두로 떠올랐다.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결정론'의 오만과,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확률론'의 냉정한 현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과거의 위대한 발명가나 기업가들을 돌아보면, 그들은 종종 운 좋게 성공한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껴안고 나아간 탐험가들이었다. 예를 들어, 토마스 에디슨은 수천 번의 실패를 통해 전구를 발명했지만, 그는 이를 "실패가 아니라 성공하지 않는 방법을 발견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세계를 항해하려면, 예측의 환상에서 벗어나 탐험의 지혜를 키워야 한다.
과거의 성공은 종종 '성공 공식'이라는 결정론적 유혹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우주의 모든 입자 정보를 알면 미래를 완벽히 예측할 수 있다는 '라플라스의 악마'처럼, 충분한 데이터만 쌓이면 시장의 성공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팽배하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온라인 커머스나 소셜 미디어 플랫폼처럼 수많은 변수가 얽힌 복잡계(Complex System)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시장은 정교한 기계가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태계이며, "정답"을 약속하는 데이터 제품이 오히려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점에 있다. 실제로, 2010년대 초반 많은 스타트업들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완벽한 예측 모델'을 추구했지만, 대부분은 시장의 변덕스러운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어제의 공식이 오늘의 족쇄가 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더 유연하고 적응력 있는 관점을 필요로 한다. 이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 해답은 '공식'이 아닌 '원칙'에서 찾을 수 있다. 공식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고정된 지도라면, 원칙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라"는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아마존의 '고객 집착(Customer Obsession)'이라는 원칙은 '무료 배송'이라는 단 하나의 공식을 낳은 것이 아니라, 고객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들었다. 이 원칙 덕분에 아마존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공급망 혼란 속에서도 고객 중심의 혁신을 이어가며 매출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비슷하게, 넷플릭스는 '콘텐츠 다양성'이라는 원칙 아래에서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용자 취향을 예측하려 하지 않고, 대신 수천 개의 실험을 통해 시청자들의 숨겨진 욕구를 탐험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구독자 수를 2억 명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이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속도, 실험, 데이터라는 확률론적 세계의 항해술이다. 원칙이라는 나침반을 가지고, 가설이라는 항로를 끊임없이 설정하며 불확실성의 바다를 탐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학습의 연료로 삼는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오프라인 세계로 넘어오면 더욱 짙어진다. TV 광고 모델을 바꾼 패션 브랜드의 방문객이 늘었을 때, 그것이 광고의 효과인지 옆 동네 이벤트 때문인지, 아니면 날씨나 계절 변화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완벽한 인과관계를 찾으려는 시도는 끝없는 '래빗 홀'에 빠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1985년 '뉴 코크' 실패 사례에서 이를 뼈저리게 배웠다. 시장 조사 데이터가 '성공'을 예측했지만, 소비자들의 감정적 유대감을 무시한 탓에 대참사가 벌어졌다. 여기서 우리는 겸허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 모든 분석 결과는 확정된 '사실'이 아닌 개연성 있는 '가설'이며, 데이터의 역할은 정답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행동을 결심할 용기와 신뢰도를 더해주는 '증거' 수집에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 겸허함은 오만함을 피하고,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게 해준다.
그렇다면 이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정답은 예측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성을 시스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이는 '성장 플라이휠(Flywheel)'이라는 선순환 구조로 완성된다. 먼저, 명확한 원칙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결정의 속도와 질을 높이고, 이는 더 많은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자원이 된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모든 실험은 빠른 학습으로 이어져 조직의 자산이 되고, 이는 다시 처음의 의사결정을 더 높은 수준에서 시작하게 만든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수백 번의 테스트를 통해 데이터를 쌓아온 과정이 바로 이 플라이휠의 생생한 예이다. 초기 실패가 쌓일수록 시스템은 더 강력해졌고, 결국 시장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랐다. 이 구조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에서 검증된 전략이다.
결국 우리는 '운명을 예언하는 자'가 아니라 '가능성을 탐험하는 항해사'가 되어야 한다. 미래라는 단 하나의 정해진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고, 불확실성의 바다를 더 잘 항해하는 역량 그 자체를 키우는 것. 이는 단순한 생존術이 아니라, 번영의 열쇠다. 상상해 보자: 거센 파도 속에서 나침반을 쥐고, 매 순간 새로운 항로를 그리는 항해사처럼, 우리는 매일의 결정에서 창의성과 용기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지혜를 품는 순간, 불확실성은 더 이상 위협이 아니라 무한한 기회의 원천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