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뉴스 비평 010
하드디스크가 다 팔렸다 를 읽고
2026년 어느 날 하드디스크가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는 소식이 들려온다면 우리는 그 현상 자체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근본적인 변화의 원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실 징후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세계적인 하드디스크 제조사 웨스턴 디지털이 연초에 이미 수년 치의 생산 물량을 완판했다는 뉴스는 단순한 부품 부족을 넘어선 시대적 전환점을 시사합니다. 한때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던 저장 장치 시장이 이제는 인류가 만들어낼 거대한 인공지능이라는 뇌가 먹고 자고 기억하는 필수적인 식탁이 된 것입니다.
이 부활은 하드디스크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볼 때 더욱 드라마틱하게 다가옵니다. 경영학에서 하드디스크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정의한 파괴적 혁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과거 5.25인치 드라이브가 주름잡던 시장을 더 작고 용량은 적지만 효율적인 2.5인치 드라이브가 밀어냈던 역사는 기술이 어떻게 이전 세대를 파괴하고 승리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등장한 SSD는 하드디스크의 마지막 숨통을 조일 최종적인 파괴자로 보였습니다. 압도적인 속도와 물리적 소음이 없는 쾌적함 앞에 하드디스크는 박물관으로 갈 날만 기다리는 노병처럼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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