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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Nov 22. 2019

좋은 일자리는 있다

글로벌시대 '욜로'를 위한 창직 라이프

좋은 일자리에 목마른 시대다. 이번 대통령이 내건 1호 공약도 '일자리'였다.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내걸고 홍보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다. 각 도시마다 일자리 창출을 제일의 기치로 삼고, 그 실적을 전면에 내세운다. 경제든 뭐든 기관 성격과 상관없이 공공조직에 일자리 관련 지표가 신설되고 청구서가 날아든다. 직접 고용부터 교육훈련, 취업 지원까지 일자리 실적 내기 급급하다. 일자리가 국가 경제 성과를 대변하고, 경제의 모든 것이 일자리로 귀결된다. 그중에서도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무시간 축소, 갑질 금지법 등이 연일 화제에 오른다. 마치 불안정한 시대에 항거라도 하는 것 같다. 정부가 일자리 문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보지만, 청년, 노인 단기 알바만 늘어간다. 반면 3D업종의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가 메운 지 오래됐고, 구직자가 넘쳐도 일할 사람을 못 구해 아우성이다. 그냥의 일자리로는 성이 안 차는 시대가 된 지 오래다. 경제는 어렵고 고용 없는 성장에 일자리는 계속 준다. 정부나 기업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언발에 오줌누기', '가문 논에 물 대기'다. 일자리 대안은커녕 타는 갈급함을 채워 줄 한 모금의 오아시스도 되기 어렵다.


이런 현실에 요즘 세대는 애당초 적응했다. 초월인지, 포기인지 어떻든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을 찾았다. 바로 욜로 라이프가 그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를 즐기는 것이다. 출세나 돈, 명예 같은 주위 사람의 평가보다 자기 만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조직보다 나 자신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도 적성과 선호, 가치 등이 자신과 안 맞으면 예사로 떠난다.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라 직장에 목 매달만큼 이전 세대처럼 절박하지도 않다. 이들은 20~30대 밀레니엄 세대다. 소확행, 욜로를 즐긴다. 해외여행을 벗 삼고, 신기술과 외국어에 능하며 노마드 기질이 다분하다. 일의 성공보다 자기만족을 중요시하는 풍조는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생활수준 향상과 근무시간 단축 등의 여유로 인해 일과 가정, 여가가 양립하는 가족친화적 트렌드 '워라벨'이 두드러진다.


요즘 시대는 자기한테 좋으면 좋은 일자리인 것이다. 헌데 자기에게도 좋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욜로(YOLLO)' 창직 전략이다. 원래 YOLO, "You Only Live Once"에 한 글자가 더 붙었다. L, 'Labor'이다. 풀어쓰면 이렇다. "You Olny Live and Labor Once." 한 번뿐인 인생, 지금 즐기고 있는 취미 체험, 놀이 등의 경험이나 자신의 꿈을 직업이 될 수준까지 갈고닦자는 것이다. 그것을 여태껏 해온 자신의 일 경험과 지식, 기술 등과 연결하면 더 빨리 직업화할 수 있다. 가장 나답게 잘할 수 있는 일이 되는 것이다. 쉽게 생각해 덕후, 덕업일치 등을 떠올리면 된다. 커피 덕후로 성공한 '블루보틀' 창업자로부터 여행, 게임, 떡볶이 덕후까지 취미를 직업으로 삼은 덕후는 수없이 많다. 이렇게 만든 일자리는 자기만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은 경험을 나눠준다. 잘하면 웬만 좋은 직장 못지않은 보상까지 누리며 '롱런'할 수 있다. 1석 3조의 효과인 것이다. 창직은 이러한 과정을 보다 전략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창직은 창조적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해 개인의 지식, 기술, 능력뿐 아니라 자신의 흥미, 적성 등에 용이하며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분야에서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하여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라고 한국고용정보원은 정의하고 있다. 한국창직협회는 창직의 원리를 4가지로 구분한다. 이 4가지는 CDSF 원리, 창조(Creation)와 발견(Discovery), 세분화(Subdivision), 융합(Fusion)이다. 여기에 우리 글로벌창직연구소는 3가지 ECN 원리, 확장(Extension)과 일치(Correspondence), 네크워킹(Networking)을 더해 글로벌 창직의 7대 원리를 만들었다. 창조는 시대 흐름과 제도, 사회 제분야 등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것이다. 발견은 해외 직업 도입, 세분화는 기존 직업에서 더 전문화하거나 가지를 치는 것이다. 융합은 기존 직업과 다른 분야 직업을 합쳐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활동이다. 글로벌 창직의 추가 원리 중 확장은 한 가지 직업을 여러 나라로 확대해 성과를 키우는 것이다. 일치는 나라 간 문화 차이를 이용한 신직업 창출, 네트워킹은 각 나라 분야별 협력 중개역할 자체를 직업으로 삼는 것이다. 각 원리별 창직의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는 다음번에 다시 다루도록 한다.


글로벌 창직은 기본 창직 활동에 날개를 달아준다. 창직이 새로운 직업 기회를 찾아준다고는 하지만, 국내 경제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나 개인이 글로벌 시장개척이나 해외 취업에 나서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하지만 창직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면 더 많은 기회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글로벌 창직에 가장 최적화된 사람들은 20~30대 청년이다. 해외활동 자체가 생활화되고 무한한 에너지와 창의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한두 개 외국어는 기본이며, 페이스북, 링크드인 등 SNS로 외국인 친구 사귀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노마드 DNA를 장착한 이들이 욜로 라이프를 즐기며 새로운 직업 무대에서 종횡무진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좋은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 기성세대를 이끌며, 스스로 좋은 일자리가 되어 세계의 새 주역으로 떠오를 이들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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