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언제나 늦다

지나야 보이는 것들

by 반향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린다. 그것이 무엇이든 함께할 땐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고, 사라진 뒤에야, 떠나간 뒤에야 그리워하고 아쉬워한다. 그리고 반복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무언가를 잃고 잊는다.




최근 지갑을 잃어버렸다. 소중한 사람이 선물해 준 그것을 매일 들고 다녔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지갑은 언제나 나와 함께였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익숙해진 그 지갑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꺼낸 기억조차 없는데 집에 돌아오니 사라져 있었다.



평소와는 다른 감정들이 떠오른다. 네가 준 첫 선물. 지금은 비록 세월의 흔적이 묻었지만, 반짝이던 검은색 가죽. 잊고 있던 그날의 기억들. 지갑을 잃어버렸단 사실보다 그날의 추억을, 감정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에 좌절했다. 온 동네를 수소문해 봤지만, 결국 지갑은 돌아오지 않았다.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밥을 먹다가도 집을 뒤지고, 오가며 차 안을 샅샅이 살폈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근래 갔던 가게에 전화를 해보고, 입었던 옷들을 전부 뒤적여봐도 없었다.

진작에 조금 더 잘 챙길 걸, 한 번씩 확인해 볼걸. 뒤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잃어버린 뒤였다.




우리는 살아오며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렸을 것이다. 그것은 중요한 것이었을 수도, 별 볼일 없던 것일 수도, 지나고 보니 그렇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무언가의 가치는 상대적이지만, 또 일시적일 수도 있다. 지나고 나면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잊고 지내는지 주변의 것들을 둘러보고 소중히 해야 한다. 후회는 언제 해도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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