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며 - 이어지는 기록에 대하여

나의 오래된 카메라 이야기 3rd

by hongrang

나의 오래된 카메라 이야기가

세 번째로 이어졌다.


이번 편은 유독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 시리즈를 다시 펼쳐보며,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여러 번 스쳐 지나갔다.


시작은 분명 주먹구구였다.

카메라를 들고, 기록을 남기고,

그저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써 내려갔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겹치지 않게, 그리고 조금 더 재미있게,

카메라를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


세상에는 여전히

사용해 볼 만한 카메라들이 너무 많다.

아직도 다루지 못한 이름들이 남아 있고,

주류라 불리는 콘탁스의 똑딱이나

명기라 불리는 카메라들조차

몇몇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은 나를 조금씩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이 포맷을 통해 오마이뉴스에 글을 싣게 되었고,

여행기를 고민하게 되었으며, 텀블벅을 준비해 볼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이 생겨났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사진은 오랫동안

습관처럼 반복되는 행위에 가까웠다.


그저 찍고, 남기고, 흘려보내는 일.


하지만 이제는 필름과 사진을 통해

나 자신을 아카이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하지 못한 시간을

아쉬워할 때도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동안 나는 나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SNS와 영상이라는 방식들을 여러 번 시도해 왔다.


하지만 늘 오래가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호흡하듯 나눠본 것은 글이 처음이었다.


조회수의 문제가 아니다.

몇만의 사람들이 읽고, 수많은 반응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내가 쓴 문장을

잠시 멈춰 읽었다는 사실.


그 짧은 몰입의 순간이 나에게는 충분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이 시간을 계속 보내려 한다.

조금 느리게, 조금 돌아가더라도,


여전히 셔터를 누르고, 여전히 문장을 남기면서.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 ‘나의 오래된 카메라 이야기’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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