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하지만 이제는 아이를 키워줄 마을이 없다.
온 마을이 해 주어야 할 역할을 부모가 전부해야 하게 되었다.이런 시대에 어떤 부모가 되어 줄 것인가, 어떤 역할로 온 마을을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온 마을을 대신해 주고 싶은 엄마곰이3년간 가정보육을 하며알게 된 부모의 6가지 역할이 있다.
어제와 다른 우리 아이_관찰자
육아 일기를 쓰다 보면 언제 우리 아이가 이렇게 컸나 싶을 때가 있다. 아이들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 성장과 변화를 알려면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이의 성장과 변화를 알아차리면 어떤 적절한 환경과 자극을 제공해 줄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부모는 총괄기획자_기획자
유아교육을 전공하지 않은 부모가 아이의 성장에 맞는 자극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와 검색을 통해 공부를 해야 했다.공부를 하다 보니 '가정보육을 하는 엄마는 육아의 총괄 기획자가 되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어떤 놀이를 할 것인지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 어떤 장소에 방문해 볼지 어떤 수업을 들으러 갈지 정하는 모든 것이 회사에서 하던 기획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의 주체는 아이_ 촉매자
부모가 육아의 주체가 되면 아이의 결정권이 박탈된다. 아이의 결정권을 존중하고, 무엇이든 스스로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아이가 18~20개월쯤스스로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지는 시기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인촉매자가 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놀이에서도 작은 일상생활에서도 여러 시도를 해보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중간다리 역할에 집중했다. 예를 들면 혼자서 물을 먹을 수 있도록 작은 정수기를 만들어 주었고 아이가 원하는 간식을 꺼내 먹을 수 있는 간식냉장고, 매일은 아니지만 혼자 씻고 혼자 바디로션을 바를 수 있는 루틴, 외출준비(옷 입기, 신발 신기 등), 우유나 주스에 붙어있는 빨대정도는 혼자 때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기다려주었다. 아이는 혼자 하면서 실수도 많이 하지만 기다려주고 기회를 주다 보면 생각보다 금방 잘하게 된다. 촉매자 역할은 아이를 지켜봐 주고 기다려줘야 하기 때문에 큰 인내심이 필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관심을 먹고 자라는 아이_지지자
아이들에게는 관심을 받고 싶고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매번 "엄마 이것 봐봐", "엄마 이리 와봐"라며 양육자를 찾는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관심받고 싶어 하는 욕구는 생각보다 큰 욕구이다. 이 욕구를 잘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아의 시기뿐 아니라 청소년기, 성인기까지 계속해서 이 욕구가 존재한다. 가정에서 채워지지 않으면 자녀들은 다른 곳에서 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부모에게 인정과 지지를 받고 자란 아이는 가정에 소속감을 느끼고 이곳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런 가정에 소속감을 가진 아이는 어디서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가정에 너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고 표현해줘야 한다. 사소한 일에도 반응해 주고 작은 노력과 수고에도 칭찬해 주고 언제나 안아주고 품어주는 따듯한 부모의 품이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나 엄마 같지?_롤모델
네모 각진 핸드백을 매고는 아이가 신난 듯이 말했다. 아이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나도 엄마처럼 되고 싶어."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이는 은연중에 부모를 롤모델로 삼고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 종종 나의 행동을 따라 하는 아이를 보고 '이런 것까지 따라 하다니'라며 놀라기도 한다. 이런 거울 같은 아이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고민스러울 때도 있다.
다시 한번 동심으로_친구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동심과 체력이다. 놀이터에서 2시간씩 신나게 뛰어놀아주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즐겁다면 기꺼이 하는 것이 부모다. 소소한 놀이 중에도 어른이라는 체면을 내려놓고 망가진 얼굴 표정과 이상한 춤을 추며 아이와 함께 놀다 보면 어느새 아이와 양육자는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 있다.
엄마곰의 경험으로는 이렇게 부모님과 장난을 치며 놀았던 기억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님과 소통하며 지내는 친구가 되게 해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