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인 설계
요즘 디자이너 커뮤니티에 퇴사하시는 분들이 많길래 여러 커리어 관련 서비스를 살펴봤다. 그 중에서도 그라데이션을 활용한 비주얼이 인상 깊은 커피챗의 회원가입을 경험했다. 좋은 설계를 공부하는건 도움이 된다.
Peak-End Rule - 사람은 경험의 전체를 기억하는 대신, 가장 강렬한 부분과 끝만 기억한다.
막다른 길을 확실하게 찾아내서 없애자.
커피챗(CoffeeChat)은 자신의 목표에 있는 사람에게 정보형 미팅을 신청하는 문화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의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준다. 익명성이고, 정보 거래에 가까운 모습을 가진다. 또 대화의 시간을 미리 정해둘 수 있다. 모두 오프라인에선 경험하기 힘든 점들이기 때문에 '커피챗'은 시장에서 확고한 포지션을 유지할거 같다.
(4월 17일 기준)커피챗은 앱스토어에서 478개의 평가를 받고, 4.7점을 유지하고 있다.
커피챗을 처음 설치하고 실행했을때 느낀건 두가지다. 일단 앱의 진행이 굉장히 빠르고, 모달이 많다. 과속 방지턱이 가득한 도로에서 과속한 기분이다. 그러니까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였다.
그래도 긍정적인 인상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지금 가입할때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강조하며 회원가입을 유도한다. 3초 만에 회원가입이 끝난다는 문구는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압박감을 유발할 수 있다
맨 위에 모두 동의하기를 배치하여 맨 마지막에 있는 서비스 혜택 정보 수신(선택)을 동의하도록 유도했다. 자주 쓰이는 패턴이기 때문에 필자는 모두 동의 후 맨 밑에 있는 선택 옵션들을 해제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 후 평범하게 전화번호를 인증하고 정보를 입력하고 이메일을 입력하면 그라데이션으로 채워진 화면으로 강렬하게 환영한다고 인사해준다.
다음 단계에서 조금의 불편함을 느꼈다. 이 정도의 불편함은 이탈을 유발한 정도는 아니지만, 매끄러운 경험은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3번째 단계에서 더 알아보고 싶은 분야를 묻는다. 이전에 직무를 UX/UI로 설정 했음에도 불구하고 반영되지 않고 예시로 서비스 기획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조금 느껴졌다. 예시에 서비스 기획이 아닌 이전에 설정한 직무를 바탕으로 추천하면 어땠을까 싶다. UX/UI를 직무로 설정한 사람에게 프로덕트 디자인, UI 디자인, UX 디자인을 칩 형태의 버튼으로 먼저 제시했다면 사용자가 직접 입력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커피챗이 영리하게 "Peak-End Rule"을 이용했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용자는 회원가입에 불편한 단계가 있었다고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Peak-End Rule"은 인지 편향의 일종인데,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할때 가장 강렬한 순간과 끝 부분만 기억에 남는다는 재미있는 법칙이다. 커피챗은 이를 잘 이용했다. Peak에는 그라데이션이 강렬한 환영 메세지로, End는 전문성이 보이는 맞춤형 커리어 정보를 보여줌으로서 긍정적인 경험이였다고 느끼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설계된 회원가입 경험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
맨 오른쪽 화면 처럼 사용자 여정에서 직관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요소가 없는 경우를 "막다른 길"이라고 한다. 막다른 길은 유저가 서비스를 탐색하는데에 방해가 되고 사용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이번 주 많이 본 노트" 같은 섹션을 배치하거나, 커피챗 노트 화면으로 이동하는 버튼을 배치하면 해결된다. (사실 "노트"라길래 커피챗 도중에 적은 메모를 모아보는 곳인줄 알았다.)
과정에서 가장 강렬한 부분과 끝 부분이 과정의 전체적인 평가에 큰 영향을 줘요.
커피챗은 UX 설계가 잘 되어있는 서비스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