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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ZZETTE Nov 17. 2023

순간의 묘사 그리고 극도의 간결함, 옥승철 작가 개인전

옥승철 - 트로피 개인전 후기


#옥승철 순간의 묘사와 숨김, 극도의 간결함으로 

작품의 확장과 새로움을 선사하는 전시


TROPHY
OK Seungcheol
August 31 - October 7, 2023
Gallery KICHE



Adoy의 앨범 커버로 우리에게 친숙한 옥승철 작가의 개인전을 다녀왔다.
옥승철 작가는 캐릭터의 얼굴 실루엣을 아주 간결하게 표현한다. 
그 극도의 간결함이 캐릭터 고유의 표정을 더 인상깊게 보여준다. 간단한 선 하나로 표정이 드러난 도상들은 다른 표현이 많은 캐릭터들과 달리 신비로운 모습이 있다.


먼저 지난 전시의 이해를 위해 40초 전시 다시보기 영상을 제작했다. 




옥승철 작가의 개인전 도상들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떠오른 노래가 있었다. f(x)- 4 walls  음악을 BGM으로 사용했는데 신비로운 표정들과 딥하우스 멜로디가 아주 묘하게 잘 어울린다. (이 음악 또한 르네마그리트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곡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나중에 한번 리뷰해보겠습니다.)



Rashomon 2023 - Acrylic on canvas 200 x 150 cm  (출처: 기체갤러리)



도상 “Rachomon“은 같은 캐릭터의 가느다란 눈썹과 입술 선의 미묘한 표현으로 아주 다른 표정들을 만들어낸다. 동명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에서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르게 왜곡 진술하는 라쇼몽 효과처럼 캐릭터의 표정을 극명히 다르게 보여준다. 라쇼몽 영화에서 
같은 캐릭터가 동시간에 다르게 기억되는 감정들의 공존인 1층 공간.





2층을 가기 전 1.5층에는 이 전시의 주제인 트로피가 전시되어있다. 초점 없는 잘린 머리와 머리카락을 마치 세개의 꼬리가 달린듯한 기괴한 두상을 조각과 회화로 보여준다. 

승리의 상징인 이 트로피는 초록색으로 처리한 작은 공간에서 크로마키 같은 배경 효과와 관람객의 상상력이 더해져 작품이 확장된다. 마치 거대한 CG 그래픽 속 관객이 함께 들어간듯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1.5층에 전시된 "Trophy (2023)" - Acrylic on canvas160 x 80 cm (출처 : 기체갤러리)



2층으로 올라섰을때는 커다란 자연광이 들어오는 창과 함께 여러 도상들이 교차되어 전시 되어있다. 곤란한 표정의 ‘Irochi’ 뒷모습만 보이는 ’Face‘ 서로 다른 작품들을 시선이 교차하게 배열하여 캐릭터의 숨겨진 표정과 서사를 상상하게 만든다. 

작품속이 아닌 작품밖의 시선의 교차선도 관객에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계산된 의도였지 않았을까?




FACE & SPIKE & IROCHI  각기 다른 벽에 걸린 3층 도상들의 시선의 교차점이 흥미롭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캐릭터의 순간의 묘사, 숨김 그리고 극도의 간결함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숨겨져있던 작품의 확장과 새로움을 선사했다. 


지금의 사회는 창작하기에 좋은 모든 도구와 재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작품의 자신만의 개성을 담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현 시대에서 대중이 접하기 쉬운 주제와 소재들을 정제하고 다듬은 발산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파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가, 옥승철 개인전 후기다.



*썸네일 작품은 PLAYER, 작가의 소장품이라고 합니다. 

Player, 2022, Acrylic on canvas, 120 × 15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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