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히트 리프레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시총 1조 달러 돌파. 1분기 실적 '호조'
MS, '아이폰'의 애플 제치고 16년 만에 시총 1위 탈환
빌 게이츠가 이끈 마이크로소프트는 IT업계의 최고 자리를 지키는 공룡이었다. 압도적인 규모의 자금력, 독점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 폐쇄성을 기반으로 한 최고의 기술력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세계 1등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글로벌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고 장점이자 원동력인 컴퓨터 운영체제(OS)에 오히려 발목을 잡혔다. PC 시장에서 스마트폰 시장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판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뒤늦게 노키아를 인수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아이폰의 애플, 안드로이드의 구글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동안,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히려 패배의식, 매너리즘에 빠진 덩치 큰 기업으로 전락했다. 주가는 점점 떨어지고, 인재들의 탈출은 이어졌으며 두 번째 CEO 스티브 발머는 물러났다. 최악의 시기를 맞이한 2014년 새로운 CEO 사티아 나델라가 부임했고, 모두가 의아해했다. 유명세를 떨치는 외부 인사도 아니고, 사원으로 입사해 22년간 일하긴 했지만 유력한 내부 인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는 관료화된 조직문화의 틀을 깨고, 재도약하기 위해 명확한 가치, 목표를 공유했다. 그리고 이런 새로고침(F5) 버튼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변화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CEO가 되고 나서 내가 첫 번째로 한 질문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존재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였다. 나는 직위나 소속을 가리지 않고 수백 명의 직원에게서 이야기를 들었다. 경청은 내가 매일 실천한 중요한 과제였다. 직원들은 결정적인 변화를 이끌되,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운 최초의 목표도 존중하는 CEO를 원했다. 직원들은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고무적인 비전을 원했다. (중략)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우리 제품으로 더 많은 힘을 얻게(empowering)하는 데에 있었다. 그것이 우리 제품에 불어넣어야 할 의미였고,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마이크로소프트에 장벽은 필요하지 않았다.
<히트 리프레시>는 3대 CEO 사티아 나델라의 중간 점검 보고서다. 업계에서 화려하게 은퇴하며 찬란한 공적을 돌이켜보는 게 아니라, 위기에 처한 기업을 다시 끌어올린 단계에서 잠시 쉬어가며 청사진을 다잡는 책이다. 그는 CEO의 C가 문화(Culture)의 약자이며, CEO는 '공감 능력'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조직문화를 고민해야만 하는 자리라고 외쳤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질을 토대로 변화와 혁신을 과감히 이끄는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사일로 현상이 만연한 마이크로소프트 조직에 지속적으로 소통, 협력, 공감을 강조하였고, 기업문화 개선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를 외치며 업의 본질을 완벽히 바꿨다. 크리켓 선수를 꿈꾸던 인도 청년 사티아 나델라는 엔지니어로 입사해 클라우드 사업부 임원까지 올랐다. 그리고 가장 잘 알고, 미래에 유망한 클라우드에 전폭적인 힘을 실었다. 이미 아마존 웹서비스(AWS)가 선점했지만, 가장 경쟁 가능성과 미래 수익성이 높은 클라우드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었고, 실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B2C 위주의 윈도우즈가 아닌 모든 운영체제 기반의 퍼블릭 클라우드 애저(Azure)로 완벽한 반전에 성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세상을 위한 생산성 기업이자 플랫폼 기업입니다. 우리는 생산성에 다른 의미를 부여해 지구 상의 모든 인간과 조직이 더욱 많이 활동하고 더욱 많이 성과를 올리도록 힘을 안길 것입니다.
지독하게 경쟁자를 밟고 독점하는 게 예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이었다. 실제로 가장 효과적이고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더 큰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사티아 나델라는 '개방, 협업, 대화'에 집중했다. 예전이라면 상상할 수 없을 멘트("MS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를 날리며 오픈소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혔다. 물론 내외부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면서도 하나의 회사,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공통된 사명 아래 모여 성장하는 사고, 소비자 중심 사고를 공유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것이다. 여기서 조직문화 개선은 '탑-다운'방식으로 지도자의 명확한 비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열린 사고를 지닌 리더가 직접 행동에 나서고 편견을 뿌리 뽑는 문화를 빚어내야만 변화는 시작된다. 심지어 실수를 통해서라도. 사티아 나델라는 기념 학회에서 여성의 임금 인상에 대한 질문에 믿고 기다려야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하지만 사티아 나델라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인종, 성별에 상관없이 공평한 임금 체계를 공개적으로 공유했으며, 다양성 향상 프로그램에 적극 투자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고, 한발 나아가는 게 어려운 데 신임 CEO는 이를 해냈다.
미래를 창조하는 공식은 없다. 기업은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완벽한 비전을 갖춰야 하고 그다음에는 일이 진전되도록 신념과 역량으로 비전을 뒷받침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는 진행 중이다. 우리는 전 세계에 걸친 경제적, 기술적 불확실성에 맞서 우리의 사명을 다시 정하고, 우리 문화의 우선순위를 다시 매기고, 사업의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구축했다. 우리는 우리의 영혼을 통해 혁신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롭고 대담한 승부를 걸었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를 40년 넘게 신뢰받는 기술 기업으로 만든 힘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이후의 미래 먹거리로 세 가지 핵심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혼합현실',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마이크로소프트는 3가지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고 경제, 사회 전체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립적이면서도 향후 복합적으로 시너지를 낼 기술들에서 여전히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AI 관련 특허를 제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AI 리서치 그룹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아마 마이크로소프트는 위기와 좌절의 쓴맛을 알고 있기에 더욱 빠르게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것이다. '1가구에 1개의 PC 보급'이란 당시 허무맹랑한 목표를 이뤄낸 그들은 이제 더 멀리, 더 높이 바라보고 있다. 단순히 수익 창출, 시총 1위를 위한 맹목적인 노력이 아니다. 계속 진화하고 변형하는 HIV 바이러스를 뿌리 뽑기 위한 양자 컴퓨팅을 이용한 접근, 환경오염을 줄이며 박테리아를 분해하며 굶주림으로 죽는 어린아이를 살리는 방법. 이렇게 평등과 불평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인프라, 서비스가 부족한 국가의 혁신까지 이끌어내는 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다국적 기업의 역할은 무엇인가?
기술이 중요한 성장 요인인 시대에 디지털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본인의 영혼을 찾는 고뇌를 계속하는 사티아 나델라. 위에 적은 질문들의 해답은 여전히 탐색하고 있고, 점점 회사와 함께 그 길을 구체화, 현실화하고 있다. '공감'을 강조하고 향후 기술이 나아갈 방향, 철학을 명확히 밝히는 걸 보면 확실히 미래가 기대된다. 단순히 워드, PPT, 아웃룩으로만 만나던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이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어마어마한 변화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몸소 행동으로 약속을 실천하는 유능한 CEO, 회사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도전하는 임직원, 그리고 그들이 내놓은 제품에 어느덧 빠져들어 공감하는 소비자. 이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며,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꿈꿀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아직까지 AI, 양자 컴퓨팅, 혼합현실이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빠른 속도로 우리 일상에 획기적인 방향으로 다가올 것이고, 어느 순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물론 위기를 기회로 바꾼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문화 혁신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파트너십은 서로를 탐구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예상하지 못한 시너지 효과와 새로운 협력 방법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건강한 파트너십에는 세 가지 요소, 아이디어와 비전인 생각(concept), 생각을 실현시킬 만한 역량(capabilities), 그리고 생각과 역량을 포용해주는 문화(culture)가 공존해야 한다.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뿐만 아니라 더 혁신적이고, 더 개방적이고, 더 목표 지향적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모든 기업이 가져야 할 파트너십의 가치라고 나는 믿는다.
더 많은 권한, 그리고 이에 걸맞은 책임. 결국 Digital Transformation의 다른 이름은 Cultural Transformation이고,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만이 필요한 순간이다. 물론 자율 좌석제를 한다고, 스마트워크를 시행한다고, 주 52시간에 맞춰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모든 게 한 순간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알게 모르게 임직원의 인식은 개선되어나가고, 확고한 의지를 가진 리더의 결정에 협력하며 힘을 싣을 것이다. 지속적인 교육, 인사/상벌/교육 제도에 대한 적극적인 변화, 동기부여를 위한 다양한 방식을 모색해나간다면 더 나은 기업, 미래에 더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바뀔 일말의 희망이 생길 수 있다. 물론 '한강의 기적', '이봐, 해봤어?'로 대변되는 옛날 조직문화를 철저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일궈낸 성과도 분명 본받을 부분이 있고, 그 시대에 어울리는 최선의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변화는 법적, 시대적, 문화적으로 필연적인 것이며, 이에 알맞은 최선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경쟁력이며, 생존력이다. Alt+F4로 아예 사라지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 바로 F5를 누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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