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넘실거리는 디지털 바다누구는 힘들 땐 도망치라고 하고
또 누구는 힘들어도 견뎌야지 하길래
도망 비스무리한 여행을 떠났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거머리같은 일처리가 다리 한쪽을
끈질기게 붙잡았지만
맛있는 걸 먹고 좋은 것을 볼 때마다
"엄마는 성공한 거 같아"라며
치켜세워주는 아들 덕에 기분이 좀 나아진다.
성공이고 뭐시고
감정 컨트롤 좀 잘하고 남들처럼 소소한 이슈도 나누며
쉴 때 온전히 쉬면 좋겠다.
뭐 대단한 일 한다고
십수 년 같이 일한 직원의 퇴사를 슬퍼하지 못하고
흔들리지 않겠다.
남은 걸 지키겠다 하는 걸까.
입에 담기도 민망한 실세냐 대표냐
따위의 소리를 들으며
난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못하는 걸까
그저 일이 좋았을 뿐인데
왜 이렇게 온갖 책임을 떠 앉은걸까
병정이 된 기분이다.
장수가 사명을 잃으면 이럴까.
위로는 쏙쏙 뽑아가지 못해 안달이고
빈손만 쓱 내밀면서 빈손인지 모르는 직원들을 보며
표정관리하기 뱌쁘다
도망인지
여행인지
도망 같은 여행일지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책임에서 좀 멀어질 수 있다면
그게 성공이겠다.
나있고 일 있지
일 있고 나있는 거 아니니까.
ㅇㅇ아.
엄마, 성공 좀 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