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글쓰기란
바쁘다는 핑계로 잊고 있던 찐친을 달래며
흰 종이 위에서 나는 자유롭다
한 글자씩 또각또각 생각을 내려놓으며 마음의 짐도 버린다
광활한 종이 위에서 어느 곳이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드라마 속에 기가 막힌 스토리도, 생의 본질을 꾀뚫는 시인의 메타포도
순간 내려 내려놓는 단어의 절정을 넘어서기 힘들다
나는 자유롭다
하늘보다 더 하얗고 바다보다 더 짙고, 사막보다 더 거칠고 밤보다 더 고요한 이곳에서
헤엄치고 노래하고 울고 다시 일어선다
나는 충만하다
사그라들던 풍선에 바람이 들어가는 것처럼 숨이 되어 주면,
적당한 크기가 되었을 때 그 끝을 동여 메어줄 단 하나의 청자가 필요할 뿐!
나는 네가 된다
다시 나는 내가 된다
너는 다시 내가 된다
그래서 나는 너다
하나에 빠지만 하나만 아는 나는 너를 만나고 빠지지 못했다
그냥 네가 되었다
내가 가장 자유로운 순간...
흰....................................... 종이.................................. 그리고........................ 고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