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말 한마디를 진심으로 듣는 시간 ‘첫 면담’
지금은 경제교육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소년들과 직접 만날 기회는 줄었지만, 2024년까지는 청소년지도사로 일하며 5년 동안 청소년 주도 활동을 담당했다.
청소년 주도 활동이란, 말 그대로 청소년이 하고 싶은 것을 제안하고, 성인은 그 활동이 가능하도록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은 청소년 동아리 친구들이 찾아와 공간이나 소소한 활동비를 요청한다. “저희가 다 할게요. 지원만 해주세요.”라는 식이다.
하지만 나는, 그냥 왔다가 그냥 가는 관계가 싫었다.
‘뭔가를 하고 싶어서 이곳까지 찾아왔는데, 그 마음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존의 흐름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조금 다르게 시작하고, 조금 다르게 연결했다. 그렇게 틀이 잡히자, 청소년들은 스스로 활동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운영하는 주도적인 주체로 성장해 갔다.
처음 나를 찾아온 친구들과는 꼭 면담을 한다.
면담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고 부담스럽게 들리는지 처음에는 대부분 경직된 얼굴로 “그냥요”, “재밌어 보여서요” 같은 말로 자신을 숨긴다.
나는 먼저 나를 소개한다.
“안녕 나는 박예찬 청소년지도사라고 해~, 너무 기니까 예찬쌤이라고 불러도 괜찮아!”
소개에 이어 청소년센터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발표하듯 이야기한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하나둘 풀어놓으면, 눈치를 보던 친구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진다.
‘여기서 내가 원하는 걸 이룰 수도 있겠다’는 기대.
‘내가 하고 싶은 걸 말해도 되는 곳이구나’ 하는 안도.
이쯤 되면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본심을 드러낸다.
“사실은 스펙을 위해서요.”
“취미로 시작했는데, 대회에 나가보고 싶어요.”
나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제안한다.
“그럼, 우리 같이 동아리 활동 한번 해볼래?”
열 명 중 일곱은 그렇게 함께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관심이 있어서 찾아온 친구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모님이 시켜서, 혹은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억지로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수록 ‘소속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상상하게 만드는 일’,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함께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1년 정도 함께 활동하다 보면, 처음과는 많이 다른 아이가 되어 있다.
어떤 친구는 집에서도 스스로 무언가를 해보려 하고,
어떤 친구는 다시 나를 찾아와 “이번에는 이걸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은 청소년을 직접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그 시절 만났던 청소년들 덕분에 나는 지금도 ‘어떻게 하면, 누군가가 자기 삶의 중심으로 한 걸음 들어설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청소년들이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주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지금도 청소년 만나는 일을 좋아하고, 계속해서 청소년을 만나는 이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