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만남
‘응답하라’ 시리즈 중 ‘응팔(응답하라 1988)’이 성황리에 방영 중에 있다. 1988년엔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나를 비롯한 지금의 마흔 언저리에 있는 불혹들이 많이 본다고 하던데...
가끔 정신없이 생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불현듯 지나온 옛 추억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시대적 풍경들이 잘 그려지지가 않는다. 그저 어렴풋이 생각이 나곤 하는데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서 새록새록 그때 그 시절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특히 아내는 ‘응팔’의 ‘보라’의 캐릭터를 보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언니가 행한 독재를 떠올리며 그 당시 자신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내게 조목조목 얘기를 해주느라 열변을 토해 낸다. 듣고 있으면 재밌다. 상상이 가기 때문인가.
나 또한 ‘응팔’을 보면서 떠오르는 웃지 못 할 기억이 생각나는데 그것은 불량 형들에게 돈을 헌납했던 사건이다. 그 당시는 왜 그리도 깡패들이 많았는지...
아내는 ‘응팔’을 보면서 내게 딱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격하게 박수까지 치면서 낄낄대며 웃었다. 그 인물은 ‘김성균(금성전자 대리점 운영1944년생 ‧ 45세)’역이다. 지금은 일흔을 넘은 백발 노인이다.
아내는 김성균이 하는 개그와 내가 하는 개그가 유치한 면에서 ‘용호상박’격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 난 할 말이 없다. 김성균이 하는 개그가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개그는 ‘유머 1번지’부터 ‘쇼 비디오 쟈키’까지,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모두 섭렵하여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개그를 적용한다. 너무 존경스럽다.
요즘 드라마 내용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부분이 많아서 잘 보지 않는데 ‘응팔’은 예외적으로 그러한 소재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밌어서 꼼꼼히 챙겨보게 된다. 어린 자식들과도 함께 보면서 부모와 조부모의 옛 시절을 부연 설명해 준다. 소통의 부재에서 대화의 장으로 분위기가 전환되는 순간이다.
삼대가 하나가 되는 만남의 장소로서 ‘응팔’은 충분히 흥행할 만하다.
착한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