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이 갑자기 아파서 수술한다고 하거나, 수술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예전엔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마흔이 넘은 요즘은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다. 최근에 변에 피가 섞여 나온 적(한 번)이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듯하다.
보왕삼매론에도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자신에게만은 병마가 피해갔으면 하는 바람은 모든 사람에게 같을 것이다.
누구나 다짐하고 계획한다.
건강을 위해서 꾸준히 운동하고 식사습관을 개선하자고….
그러나 가깝고도 먼 당신처럼, 단순하지만 지키기 참 어려운 계획이다.
몸에 대한 단상을 무릎을 치며 감탄하게 하는 글이 있어서 옮겨 보았다.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 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 박완서의 <<호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