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커리어 언어’를 쓰고 싶었을까

나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진로와 커리어 이야기를 들어왔다.

상담실에서, 원고를 통해서, 글을 쓰며 독자들의 문장을 읽으며,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며.

흥미로운 건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설명할 때 이미 그 이후의 방향이 거의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제가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현실적으로 그건 어렵죠.”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어요.”

이 말들은 단순한 설명이나 편안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정에 가깝다.

아직 시도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선택을 닫아버리는 말.

실패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정리해 버리는 문장.


나는 그런 순간들을 너무 많이 보았고, 나 역시 그 언어를 사용해 본 사람이다.

비슷한 능력, 비슷한 환경에서도 누군가는 같은 자리에 머물고, 누군가는 조금씩 방향을 바꿔 나간다.

그 차이는 대개 스펙이나 정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부르는 언어에서 시작됐다.


출판사를 운영하며 원고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기획의 완성도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문장이었고,

그 문장 속에는 그 사람이 얼마나 자신에게 책임을 지고 있는지,

얼마나 다음을 생각하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성장하는 사람들은 확신이 있어서 말이 다른 게 아니었다.

다른 말을 선택했기 때문에 다른 행동으로 이어졌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커리어를 방법으로 설명하기보다 언어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 매거진은 “어떻게 하면 잘될까”를 알려주는 공간이 아니다.

대신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 온 말들이 지금 어떤 커리어를 만들고 있는지를

천천히 들여다보려는 기록이다.


어차피와 그래도,

반복과 연속,

핑계와 방법,

대충과 이왕이면.

아주 사소해 보이는 이 말들의 선택이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삶의 궤적을 만든다는 것을

이곳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커리어는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달라진다.

이 매거진은 그 작은 언어의 전환점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 글들은 커리어온뉴스 컬럼에도 함께 연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