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다. 바람에 찬기가 묻어나고 두터운 가디건을 꺼내 입고 낮잠 자기 좋은 햇살이 일찍 인사하고 모습을 감추는 그런 시기. 빨라진 어둠을 맞이하고 차갑지만 춥지 않은 공기를 느낄 때면 꼭 이렇게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어진다. 그 무언가는 많는 것을 내포한다. 그날의 공기, 분위기, 바람의 방향, 종잡을 수 없는 감정 같은 것들. 이렇게 가을은 참 신기하게도 바람 하나에, 햇살 한 줌에 사람을 외롭게 만들고 무언가를 기록하게 만든다.
2018.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