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미래가 소맥을 마시고 일찍 잠이 든 지금 조용히 정리해보는 미래와의 제주도 여행.
원래 4명이 함께 하기로 한 여행이 단둘이 되어버렸지만 5명분의 웃음을 터뜨리고 7명분의 리액션을 해주는 미래 덕분에 심심할 틈이 없었다.
거울 셀카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거울을 보면 여기 거울 있다고, 나보다 먼저 거울 앞에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던 미래 덕분에 사진 찍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29살이나 먹어서는 운전에는 영 관심이 없고 운전할 생각이 1도 없는 철도 없고 운전 능력도 없는 나를 태우고 4일간 불평 한 마디, 싫은 소리 한 마디 없이 오랜 시간 달려준 제주도의 베스트 드라이버 미래 덕분에 과속 방지턱에도 놀라지 않았고 우도 전기차의 놀이기구 뺨치는 승차감도 스릴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여행을 가도 조용한 곳만 찾아다니던 내가 미래 덕분에 직원들이 이제 그만 퇴근하게 해달라고 할 때까지 지칠 줄 모르고 레이싱을 하고 새 신을 신은 것처럼 방방을 뛰었고 농구공을 팔이 뻐근해질 때까지 던져봤다.
미래와 내가 함께한 덕분에 행운이 찾아와 유명한 맛집과 카페 어디에서도 웨이팅 한 번 없었고 여행 내내 비가 올 거라던 일기예보는 하루 전이면 맑거나 흐림으로 변하는 기적이 일어났으며 우도에서 만난 자전거를 탄 인상 좋은 아저씨라던가 나에겐 아주 잘한다고 하면서 미래에게는 계속 나쁘지 않다고만 하시던 솔직하지 못한 칭찬봇 도자기 공방 사장님이라던가 무한 레이싱을 즐기는 우리에게 지친 기색이 역력함에도 끝까지 웃으며 손 흔들어주고 많이 춥지 않냐며 물어주던 981파크 직원들, 여기가 맛집인 거 어떻게 알고 왔냐며 로컬 맛집을 자랑하신 미래만큼 리액션이 풍부하던 흑돼지집 옆자리 아저씨 그리고 물을 사 오지 않은 우리를 위해 직접 물병에 물을 담아다 주신 숙소 사장님까지, 짧게 스쳐가는 인연 임에도 길게 남을 미소와 정을 보여준 많은 이들을 만났다.
미래와 함께 하는 4일 동안 우리가 대학시절 함께 보낸 4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서로를 너무 잘 알았고 깊이 이해했고 마음으로 공감했다. 또한 이 4일동안 우리가 함께 하지 못한 6년의 시간이 주는 격차를 조금씩 좁혀나갔다. 그간 못했던 이야기들, 이제서야 이해할 수 있는 지나온 시간들, 바뀐 식성과 성향, 우리 짧아도 좋으니 이렇게 자주 같이 여행 다니자는 말 같은 것들로.
모든 게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순간은 이른 시간에 소등을 하는 적막한 시골 골목에서 주황의 가로등 불빛과 별이 가득한 까만 하늘을 머리 위에 두고 이번 여행에서 뭐가 제일 맛있었는지 함께 순위를 매기며 별거 아닌 말에 깔깔 웃던 오늘 밤이었다.
내일부터 각자 즐길 제주도 여행에도 행운과 미소와 친절이 가득하길 바라며 모두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