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는 말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이런 행동의 기저에는 스스로 찾아 나서서 필요한 절차를 따라가야 하는 성가심으로 주춤거리기도 하고 회의적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삶의 여정에서 가슴속 생명수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가꾸고 돌보는 것보다 더 소중한 일이 있는가? 돈도 명예도 다 진정한 삶을 누리기 위한 것 아닌가?
아직 자신 안에 있는 삶의 진수에 눈 뜨지 못한 사람은 가슴에서 올라오는 보글거리는 물소리를 듣고서도 귀를 의심하며 주춤거린다. 더구나 말 없는 샘물이 어떻게 가르침을 주며 길을 열어주겠느냐며 회의적 시선으로 되묻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냥, 조용히 보글거리며 흐르는 물소리에 귀 기울여보라. 마음속 번잡함이 가라앉고 고요해지며 어느새 어깨 위의 짐을 내려놓고, 붙잡은 것들을 스르르 놓아버리게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흙탕물이 가라앉으며 찌꺼기가 분리되어 흘려버리는 것과 같다. 그런 벗어남 속에서 새로움이 자리할 틈이 생기게 된다. 이해, 용서, 반성 아니면 새로운 각성이 일어나며 다시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런 회복과 충전 아니면 치유는 어디서 오는 걸까?
생명의 강물이 씻어주고 목마름을 축여준 것이다. 그러니 고요함 속에서 시들어 가는 화분에 물을 주듯, 생명수를 한잔 쭉 들이켜 보라, 그리고 풍덩 뛰어들어 물장구를 치며 묵은 때를 씻어내 보라. 훤하고 깨끗한 존재로 거듭나서 주변에 새로운 시각과 반짝이는 빛을 전하게 될 것이다.
고요한 마음으로 귀 기울여보면 생명의 근원으로부터 전해지는 말 없는 말씀과 가르침 없는 배움이 자연스레 길을 열어갈 것이다. 어떤 것을 깊이 배우고 이해하게 되는 것은, 외부에서 타인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알고 깨우칠 때다. 외적으로 자극을 받기도 하고 타인이 본받기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내 안에서 열리고 깨닫게 될 때, 진정한 배움을 얻게 된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먹일 수는 없기에 스스로 마셔야 한다.
내 가슴에는 샘물처럼 맑고 투명한 생명의 샘이 나를 불러 무한한 자유와 생명의 길로 안내하며 깨워 일으키고 있다. 이런 존재의 소리에 어떻게 응답할지는 나만의 선택이며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