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선화 Mar 28. 2024

삶의 예술

3. 마음과 생각

 사람은 먹고 자는 신체적 기능 못지않게 생각하고 머리를 써서 뜻과 꿈을 펼치며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인간의 사고는 마치 몸이라는 마차를 이끌어 가는 말과 같다. 그래서 어디로 어떻게 가며 무엇을 위해서 살 것인가? 등의 결정은 사고작용과 마음을 통해서 정하게 된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처럼 생각과 마음에 따라서 세상과 나와 너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그러기에 불교에서는 ‘마음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이나 심리치료에서도 마음 작용과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본래 지음 받은 마음의 작용과 기능은 어떤 것인가? 마음은 ‘하늘을 향한 열린 창’이라고 한다. 마음은 사람이 기분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먼지를 일으키는 회오리바람이 아니라 하늘이 인간을 통해서 드러날 수 있는 통로라고 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 안에 내재된 생명의 논리와 그 전개 과정이 마음을 통해서, 생각과 사고로 드러나며 그래서 몸을 통해서 행동으로 이 땅에 구체적인 형체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기에 마음이 땅과 세상의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혼탁해지거나 흔들리지 말아야 하기에 끊임없는 성찰과 정화를 통해서 순수해져야만, 하늘을 있는 그대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평정과 정화를, 모든 수련 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다. 번잡함에서 벗어나서 고요를 유지함으로써 순리와 하늘의 이치가 우리를 통해서 드러날 수 있도록 정화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어느 치유집단이나 마음수련 집단에서든 공통으로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고요와 평정의 유지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마음이 평정해지고 고요해지면 그때야 비로소 내 안에 있던 생명과 하늘의 길이, 진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우리의 의식에 전달되어 지각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그래서 하늘이 드러나며 그렇게 드러난 하늘을 이 땅에 구체적인 형태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인간이 할 일이다.   

  

 이런 원리와는 달리, 인간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스스로 만든 도안과 계획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을 이용하려 든다. 그러나 온갖 노력과 수고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지만 자기 계획을 좀체 포기하려 들지 않으며 끝까지 밀고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 어떤 경우에는 사회적 수준에서 성공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런 성공은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진정한 삶과 생명을 알게 되는 기회로부터 멀어지게 하며 주어진 성공에 도취해서 헤어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이 성공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그에 맞추어 살아가며 참삶과 생명을 경험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기반이 아닌 인간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가치로 만들어진 의미는 참 생명의 길과는 거리가 멀다. 더구나 자신이 만든 계획에 따라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것은, 삶의 본질을 이해하고 풍요로움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하늘과 생명의 특성이, 맑고 투명하게 정화된 우리의 의식을 통해서, 이 땅에 그대로 드러날 때 삶이라는 무게와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 멍에는 쉽고 짐은 가벼워질 것이다. 참 생명은 주는 것, 베푸는 것이며 결과에 상관없이 주는 것이다. 삶이 우리에게 대가 없이 생명과 삶을 주었듯이, 태양이 누구에게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비추듯이.                

작가의 이전글 삶의 예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