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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혜 교수 Oct 18. 2022

MICE산업과 도시의 성장

APEC 2025 개최도시의 위상 변화, 그리고 MICE 레거시에 관해

그야말로 뜨거웠던 현장, 2005년 11월의 APEC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숨은 주역이자 무대 뒤의 주인공인 MICE인들이라면 그 APEC의 의미와 전후 변화에 대해 인지하고 또 정상회의 유치 및 개최가 주는 그 임팩트에 공감할 것이다. 세계 최대 지역 경제 협력체인 APEC은 무려 21개 회원국의 정상을 비롯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참석하는, 정치적 파급효과부터 경제, 사회, 문화, 관광적 파급효과를 동시에 폭발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회의이다. 그 회의가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게 됐다. 그 때의 그 뜨거운 열기, 가슴 뛰던 현장이 이 곳, 한국에서 2025년에 한번 더 재현될 예정이다. 2005년의 APEC은 필자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는데, 외교부에서 파견한 APEC DC센터에서 일하며 MICE를 경험했고, 더군다나 ‘정상회의’라는 큰 행사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MICE란 산업에 매료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수많은 국제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고 있지만 유독 APEC 유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APEC이란 어떤 회의인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나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이란 2020년 7월 말 기준 전세계 GDP의 약 61%, 교역량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경제 공동체로, 총면적 약 6,200만km2(전세계 약 46%), 총인구 29억명(전세계 약 38%), 총교역량 약 9.5조 달러(전세계 약 50%)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이다. 총 21개국 회원국 정상을 비롯하여 약 6,000여명 이상의 각급 각료, 기자, 기업 등의 영향력 있는 참가자가 한 데 모이는 중요한 회의이다. 참가인원 숫자도 중요하지만 APEC 정상회의는 각국의 수장을 비롯한 장차관급, 세계유수의 기업인 등 양질의 참가자가 참여함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목적지로서 가질 수 있는 이익과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MICE산업과 도시의 성장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

이미 APEC은 2005년 부산에서 한번 그 위력을 증명한 바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약 2만여명이 참가하였고, 총생산 3,887억원, 총부가가치 1,639억원, 총소득 854억원, 유발효과 및 총취업 6,716명, 총고용 4,424명의 유발효과를 발생시켰다. APEC 부산선언과 부산로드맵을 통한 세계 언론의 주목, 해양항만 도시를 비롯한 지역문화와 관광, 컨벤션 등 국제회의 도시로서의 긍정적인 도시브랜드를 제고한 절호의 기회를 마련한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APEC 정상회의는 이미 검증되었다시피 한 도시에 유치했을 때 그 기대효과와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회의 중 하나이다. 국제사회에서 해당 도시의 위치가 승격될 수 있고, 정상급 국제회의를 개최했다는 개최지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타 MICE도시 대비하여 경쟁적 차별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시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좀 더 세분화하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정치적으로 해당 도시의 민간외교 및 국제적 정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다. 한국 대표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도시의 국제적 위상이 드높아 질 수 있다. 정치적 입지가 상승되며 국가 및 도시의 홍보 효과를 꾀할 수 있다. 각국 정상들이 APEC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이면 정상회의 선언문 합의는 공식적인 참가이지만 그외 크고 작은 다자 및 양자회담을 통해 비공식적인 정치 성과를 이루는 곳이 바로 APEC 정상회의이다.     


둘째, 방문자 경제효과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MICE행사가 한 지역에서 열리면 그로 인한 방문자 경제효과가 생긴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 정상을 비롯한 그들을 보좌하는 수많은 동반자들이 쓰고 가는 비용은 물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증대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해당 지역의 고용증대는 물론이거니와 아시아태평양 경제관련 최신정보를 입수하여 해당 도시의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혜택까지 기대된다. 해당 도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MICE산업까지 영향을 주어 MICE기획부터 MICE 서비스 제공자까지 두루 그 파급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APEC을 유치하여 개최하는 도시의 시민의식향상, 도시환경 개선 및 문화 발전, 국제친선 도모, 해당 지역의 국제화 등등 사회문화적 임팩트가 큰 것이 APEC과 같은 정상회의의 영향력이다. 한 도시의 사회문화적 위상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큰 사건 없이 동기를 부여하기란 더 힘든 일이다. 하지만 APEC과 같은 국제적 행사가 특정 도시에서 개최된다면 자연스럽고도 강렬한 동기부여로 인해 해당 도시의 사회문화적 수준 변화는 예측 가능한 해당 지역의 큰 변화일 것이다.     


넷째, 해당 도시의 브랜딩과 홍보로 인해 관광 및 MICE의 발전이 기대된다. 양질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당 도시의 브랜딩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 매우 가성비 있는 도시 홍보가 될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도시의 이름을 모르던 곳에 도시의 이름을 알릴 수 있고, 그것도 정상급 회의를 개최한 MICE도시라는 엄청난 임팩트를 글로벌하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어젠다와 연관된 유수의 MICE행사를 유치할 수 있고, 정상급 다른 회의를 유치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APEC 유치를 위해 도시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가  
   

그럼 도시는 이러한 긍정적 임팩트가 차고 넘치는 APEC 행사를 위해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가. 어떤 정책과 마인드, 네트워킹이 필요할까. 정답이란 없지만 어느 정도 예상해볼 수 있는 준비사항은 정리해볼 수 있다.     


정부

정부는 이미 APEC을 한국으로 유치했다는 큰 성과를 달성했지만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이다. 어느 지역에서 APEC을 개최해야 외교적 성과를 비롯한 실질적 APEC 개최국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심해야 한다. 형평성을 고려하는 측면에서, 또 국내에서 아직까지 정상회의를 한 번도 치루지 않은 MICE 유망도시를 선정하여 코로나 이후 한번 더 도약하는 한국의 신선한 이미지를 어필해야할 것이다. 또한 2020년 의결된 ‘APEC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의 어젠다를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는, 어젠다 연관성 높은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21개국 회원국의 정상, 장관, 실무진 등을 수용할 숙박에서부터 옵저버 기구까지 수용할 수 있는, APEC 개최를 위한 제반 MICE 인프라를 갖춘 접근성이 뛰어난 곳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어느 정도 MICE 시설 및 서비스 수준을 갖추고 있어 국비 및 해당 도시의 경상비를 효율적으로 지출하며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한편, 특별히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인들이 관심가질 만한 트렌디한 산업이 집적되어 있고, 또 신산업의 발전이 기대되는 곳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APEC 특성상 아태 유수 기업의 대표를 비롯한 기업인들의 참여도 큰 성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니즈를 맞춰줄 글로벌 도시를 검토하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APEC 성과를 최대로 창출할 지역으로 잘 선정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 자칫 단순 정치적 판단에 의해 도시를 선정했다가는 해외 및 국내의 수많은 실패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APEC 성과를 최대로 부각시킬 수 있는 도시로의 선정이 매우 중요하며, 이는 향후 큰 이슈가 될 것이다.      


지역(유치 희망 도시)

APEC 2025를 유치하고 싶은 지역 또한 만발의 준비가 필요하다. APEC 정상을 비롯한 동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을 보유한 충분한 숙박시설, 정상회의를 비롯한 크고 작은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해당 지역에서 APEC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당위성을 확보해야하고, 누구든 수긍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용태세를 갖춰놓아야 한다. 또한 정상급에 준하는 행사 등 개최성공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 내 영향력 있는 인물을 활용한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며, 유치추진단을 발빠르게 조직하여 유치를 위한 체계적인 움직임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   

   

유치 희망 도시의 시민

점차 APEC을 개최하는 도시들의 특징으로 ‘시민의 힘으로 준비하고 개최하는 APEC’이라는 트렌드가 감지되고 있다. 도시의 공무 담당자들이 정책적, 예산적으로 APEC 유치를 위해 애쓴다면 시민들은 해당 지역의 주인으로서 스스로의 유치 염원을 담은 적극적인 활동을 해내야 한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때는 ‘100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시민들이 유치 의지 표명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지역을 발전시키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자 하는 해당 도시의 시민들이 열성적으로 화합하여 APEC 유치를 이끈다면 승산이 있다. 반대로 해당 도시 담당자는 열심히 일하고자하나 시민들이 반응하지 않고, 큰 기대감이 없다면 사실상 유치가 어렵다 볼 수 있다. 여론 형성 또한 중요하며, 실질적으로 정상회의를 해당 도시에 개최함으로써 도시의 눈부신 발전이 예상됨을 시민이 알아야 하고, 이를 알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때 큰 임팩트 파워가 생길 것이다.     


얼라이언스와 앰버서더(MICE산업 및 지역 기반산업 등)

APEC을 유치하기 위해 도시의 이해관계자인 얼라이언스도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특히 MICE관련 얼라이언스는 APEC유치가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지 이해하고, 유치 시 사업에 어떠한 혜택이 올지 파악하여 해당 도시로 유치하기 위해 힘을 뭉쳐야 할 것이다. APEC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제반 인프라 관련 얼라이언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MICE 서비스 프로바이더들의 지지 및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산업과 연관된 얼라이언스의 힘이 필요하다. APEC은 아태 경제협력체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산업과의 연계가 중요하고, 해당 도시에 어젠더와 관련있는 기업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거나 유치할 수만 있다면 그 힘을 주축으로 APEC 유치를 밀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APEC 정상회의의 특성을 잘 이해한다면 얼라이언스와 앰버서더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는 이러한 각고의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APEC을 개최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가치와 효과는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관광적 효과 뿐만 아니라 해당 도시는 MICE 성과 및 레거시를 창출할 수 있다. 2005년 APEC을 거치며 부산은 여러모로 상당히 발전하게 되었는데 특히 MICE산업 측면에서 본다면 2004년 국제회의 개최 6건이었던 부산이 APEC을 거치며 이듬해 국제회의 개최 17건으로 건수가 급상승 했으며, 그로부터 5년 후인 2010년에는 국제회의 개최순위 아시아 4위까지 오르게 되었다. 이와 유사하게도 G20가 열렸던 2010년을 기점으로 2009년 서울의 국제회의 개최 순위가 UIA 기준 9위에서 2010년 5위로 퀀텀 점프 하였으며, 2013년에는 세계 5대 컨벤션 도시로 선정될만큼 정상급 MICE행사 개최로 인해 해당 도시들의 MICE산업 경쟁력이 매우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MICE 레거시 측면에서 살펴보면 부산은 APEC 2005 행사 이후 APEC기후센터를 유치하여 2015년 ‘APEC 기후센터 개소 10주년행사’ 를 개최하고, 한국어로 집필된 ‘APEC 기후센터 10년사’ 등의 책자를 발간하는 등 APEC과 관련한 활동을 지속성 있게 진행하며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이것이 MICE산업에서 말하는 레거시이며, 다양한 파급효과가 존재하지만 이처럼 한 도시의 산업 혹은 특정분야와 연계된 MICE행사를 열고 그것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며, 그 지역을 포지셔닝하여 관련 인프라도 들어오고 해당 주제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이 된다. 한 도시의 급속한 성장의 발판이 될, 엔데믹 상황에서 MICE산업 도약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APEC 유치는 이제 치열한 그 경쟁이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치하고자 하는 해당 지역의 의지일 것이며, 시민을 비롯한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협력과 지지 속에서 정상급 회의 유치는 물론 해당 도시의 MICE산업의 경쟁적 차별 우위를 선점하는 큰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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