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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혜 교수 Jun 24. 2023

펜데믹 이후 변화된 MICE 인력 이슈 및 해결방안①

펜데믹 이후 변화된
MICE 인력 이슈 및 해결 방안
- 업체와 인력 간 인식차이 등 ①


챗 GPT를 논하는 시기에 우리는 아직도 인력난을 논한다


커버사진은 MSN에서 제공하는 검색엔진 Bing에서 챗 GPT와의 대화를 통해 얻어낸 사진이다. “국제회의를 배경으로 해서 MICE와 PEOPLE 단어를 따로 보여주는 사진을 그려달라.”라고 주문하였다. 한 번에 바로 원하는 결과물이 얻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웹디자이너에게 근무시간에 요청했어야 했을 주문을 원할 때 언제든 요청하여 받아낼 수 있는 기본적인 결과물 치고는 꽤 쓸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챗 GPT를 활용하여 MICE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단순 반복되던 업무를 줄여 기획에 쓸 시간을 더 마련하자고 논해야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인재가 부족하며, 늘 사람 구하는 것이 힘들다는 원초적인 고민 상황에 머물러있다. 한국에 MICE 바람이 불기 시작한 삼십여 년 전에도 그랬고, 국제회의 개최건수로 전 세계 1위를 제패한 이후에도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는 우리는 어디서부터 실타래가 꼬인 것일까. 실마리는 어디서부터 풀 수 있을 것인가.

학생들에게 챗 GPT를 활용하여 어떻게 MICE업무에 접목할 수 있고,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한지 생각해보고 더 창의적 발상으로 기획의 끝판왕이 되어보라 가르치고 있다. 원하는 역량이 이게 맞는 것일까. MICE행사 대행기반 구조로 형성되어 있는 산업계를 위해 외국어 구사능력과 컴퓨터활용 능력, 제안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능력과 같은 기초 역량의 고도화에 더 신경써야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회사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초역량을 잘 길러서 내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란 것은 잘 알고 있다.


1. 세상은 변하는데 왜 우리는 변하지 않는 것일까


MICE분야 인재양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연구는 어느새 15년을 훌쩍 넘어가고 있다. MICE분야 인재를 좀 더 체계적으로 기르기 위해 수준별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이를 비학위 교육과정을 통해 검증해보았다. 이러한 개인적인 노력에 힘이 실리는 때가 있었는데, 국가에서 MICE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지정하거나 대통령께서 관심을 갖고 국제회의를 유치했을 때 이 노력은 더 빛을 발했다. 하지만 MICE분야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노력이 무색해지는 시점 또한 공교롭게도 정부의 무관심과 인재양성에 대한 소극적인 투자, 타산업 대비 낮은 중요도를 보일 때였다. MICE산업은 태생이 정부 주도적 성격이 강한 탓인지 늘 바람 부는 갈대밭의 갈대처럼 이리 휘고 저리 휘며 발전해왔다.

그러나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정부의 관심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동안에도 MICE산업 인프라 및 주변 시설은 다양한 이유로 날이 갈수록 신설되거나 확장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각 지역마다 단체장의 공약사항에는 MICE 시설 및 인프라 구축이 늘 포함되어 왔고, 단체장이 여러번 바뀌는 동안에도 대규모 하드웨어 구축 사업은 진척되어 왔으며,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MICE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글로벌MICE전공을 대학에서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연유야 어찌되었든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전국에 수많은 컨벤션센터를 신축하거나 확장하는 동안, 하드웨어와 인프라는 차고 넘치도록 구축하는 동안 우리는 정작 MICE 전문인력을 기르는 데는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을까. 수많은 컨벤션센터의 가동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운영을 담당할, 참신한 기획력을 가진 MICE기획자를 길러내고는 있을까. 여전히 초창기 MICE 전문인력에게 요구하던 역량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챗GPT와 메타버스로 업무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미팅테크놀로지로 무장된 컨벤션센터 환경에서 우리는 여전히 제안서 작성과 로지스틱스에만 머물고 있지는 않는지 되짚어 보고자 한다.


2. 인력난에 대한 동상이몽, 그 갭을 인식하자


MICE업계에서 ‘미스매칭’과 ‘인력난’이란 용어는 오래 전부터 입에 달고 사는 표현이 되었고 코로나19를 거치며 이런 현상은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펜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기존 MICE산업에서 기량을 펼치던 전문가들도 다른 분야로 이직했는가하면, 불투명한 엔데믹 시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관광 및 MICE학과 진학률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더 악화된 상황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들이 학과의 융복합화를 시행하며 컨벤션, MICE처럼 특수하게 개설되어 있던 학과를 관광 혹은 호스피탈리티 학부제로 편입시키는 현상이 나타나며 MICE 분야 전문인력이 배출되는 경로가 실질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다양한 기관에서 시행하는 아카데미, 대학의 관련 학과, 온라인 교육 등 MICE인재를 길러내는 커리큘럼은 간헐적으로 시행되고는 있으나 실제 전문가를 길러낼 수 있을 정도의 깊이는 아니라 아쉬운 부분이 많다. 좀 더 전문적으로 외교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외교관을 길러내듯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MICE산업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길러낼 수 있는 기관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그 이전에 우리 스스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인력난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모색할 필요가 있다. 2022년 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원하고 한국PCO협회에서 주관,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수행한 ‘컨벤션 전문인력 통합관리 시스템 운영 중장기 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아직도 여전히 구인자와 구직자, 재직자 간 인력난에 대한 의식과 갭 차이가 큰 것을 알 수 있다.


첫째, 인력채용 시 ‘회사에서 중요하게 살펴보는 요건’에 대해 구직자와 구인자의 의견이 다르게 나타났다. 관련직무경험과 인턴십 경험, 외국어 및 컴퓨터 활용능력에 대해서는 구직자도, 구인자도 중요한 편이라고 답하였으나 구직하는 입장에서는 인턴십 경험, 해외경험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실제 회사 입장에서는 인성과 성향, 성격의 중요도 비중이 높은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MICE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 입장과 구인자 입장의 큰 갭을 나타내는데, 구직자들이 인턴십과 해외경험을 쌓기 이전에 본인의 성향이 MICE분야에 잘 맞는지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높은 스펙을 갖고 입사하여도 정작 성격이나 성향이 MICE 업무에 적합하지 않을 시 이직하는 비율이 높을 수 있고,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성향 적합도가 우리 MICE 분야의 매우 독특한 특성이라 볼 수 있다.


[그림 1] 구직자가 생각하는 인력채용 시 회사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것 같은 요건  


[그림 2] 구인자가 생각하는 인력채용 시 회사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것 같은 요건  

또한, 구인/구직 시 서로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내용이 구직자, 구인자, 재직자 간 차이를 보여 이에 대한 서로 간의 갭도 줄일 필요가 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그림 3] 구인/구직 활동 시 어려웠던 부분  

둘째, 재직자가 밝힌 주요 이직사유와 회사가 생각하는 이직사유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이직경험이 있는 재직자가 밝힌 이직사유의 1순위는 낮은 연봉, 2순위는 업무과다, 3순위는 불안한 회사의 비전으로, 각각 순위가 전반적으로 높은 포션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회사에서 생각하는 이직사유는 1순위 업무과다, 2순위 낮은 연봉, 3순위 불안한 회사비전으로 나타났으나 각 순위의 갭차이도 각각 크게 나타난 것이 ‘차이’라 볼 수 있다. 이는 MICE분야 종사자들이 이직하는 주요 사유가 실제 낮은 수준의 연봉 때문인데 회사에서는 업무과다를 높은 이직사유로 생각하여 이직을 막기 위한 전혀 다른 솔루션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불안한 회사의 비전 또한 실제 현업자들의 높은 이직의 사유인데 이에 대한 비중이 낮다고 판단하면 계속해서 이직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간의 이직사유의 차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이 있어야 인재 손실을 막을 수 있고, 이러한 관리가 결국 회사의 생산성을 높여 더 많은 급여를 줄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4] 이직경험이 있는 재직자의 주요 이직 사유 


[그림 5] 회사가 생각하는 이직자의 주요 이직 사유  


셋째, 연봉에 대한 인식의 갭차이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재직자와 회사가 생각하는 연봉에 대한 생각에 차이가 있고, 그렇다면 이에 대한 솔루션도 달라질 수 있음을 조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재직자가 생각하는 연봉에 대한 생각은 ‘적정한 연봉’, ‘급여의 현실화’, ‘업무 시간에 비례한 금전적 보상’, ‘회사와 직원이 서로 만족하는 연봉 및 근로환경 논의를 통한 발전필요’, ‘업무 성과에 대한 명확한 인센티브 지급’ 등이었다. 이는 재직자들이 본인이 일한만큼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를 해결하는 방안에 있어서도 단순히 매년 급여를 높여준다거나 인센티브를 좀 더 제공하는 방법은 지속가능한 방법이 아닐 수 있다. 좀 더 들여다보면 회사 내 명확한 급여체계가 부재하거나, 만약 있다면 직원들에게 공유되지 않았거나, 혹은 사전 협의 없이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성과에 대한 보상 시스템 등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MICE분야 산업체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 성과와 보상시스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하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연초 KPI를 직원들과 회사가 합의하여 정하고, 목표 달성 시 받을 수 있는 성과급과 인센티브 제도를 명확히 하면 연봉에 대한 불만이 줄어들 수 있다. 회사 또한 무분별하게 지급되던 비용을 오히려 줄일 수 있으며, 실제 직원들이 창출하는 성과 대비 적게 지급하는 연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비한 시스템 때문에 불합리한 느낌을 주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급여 시스템에 대한 노무 컨설팅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구인자들이 밝힌 연봉 관련 이슈에서 '업계 이익을 보장받아 매출 증대를 통한 직원 연봉 상승'에 대한 솔루션도 중요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위해서는 '서비스 대가'에 대한 우리 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료된다. 이와 관련된 후속 연구 시에는 MICE 업무를 세분화하여 각 업무의 전문성을 적시하고, 해당 업무에 대한 서비스 대가를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구조를 업계 스스로 만들어 내야할 것이다. 이윤과 일반관리비의 보장을 요구하던 업계 목소리가 높아지니 파워가 만들어졌고, 결국 표준계약서를 만들어내 요율을 높이고 있는 컨벤션산업계의 대단한 성과를 목도하며 세분화, 전문화된 MICE업무에 대해 서비스 대가를 적절히 받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목마른 자가 스스로 우물을 파는 것이고, 간절하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맨파워의 힘이다. 우리 MICE업계는 그 어느 업계보다 잘 뭉치며, 뭉쳤을 때 큰 파워를 낼 수 있음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연구 결과에서 타분야로 이직하는 사유에 대해서는 1순위 업무 과다, 2순위 급여, 3순위 갑을관계, 4순위 전망, 5순위 발주기관 인식(대행업무 차원), 6순위 불규칙한 근로시간, 7순위 성격, 8순위가 전문가 불인정 등으로 나타났다. 1,2위 사유는 회사 내부적으로 개선할 수 있지만 3,5,8 순위의 경우 주최자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전략도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주최자가 MICE 전문인력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갑을이 아닌 파트너 관계로, MICE 기획 및 운영 전문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단순히 주최자들을 대상으로 인식개선 교육만 할 것이 아니라 파트너와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MICE종사자 스스로 먼저 인식해야 하며, 실제 업무를 통해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성과를 창출해야하고, 더불어 프로정신을 실제 보여주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 우리 MICE분야에서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프리랜서 근무 경험 조사에서 밝혀진 바로는, 프리랜서 근무 기간은 최소 6개월~최대 7년(평균 2.41년)으로 나타났고, 프리랜서 근무 이유는 아래와 같았다.

- 자유로운 근무시간

- 업무량 조정가능

- 원하는 프로젝트만 선택 가능

- 조직스트레스 탈피

- 자유로운 근무 공간

- 일-가정 병행 위해

- 업무량에 비례하는 보수


향후 MICE분야 인재로 성장할 전공생들의 목소리도 들어보았다. 학생신분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MICE 업무 경험은 현장운영요원인데 개선되었으면 하는 사항을 정리했고, 서로 간의 갭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물론 요즘 학생들의 사뭇 다른 인식 차이도 한몫할 수 있겠지만 내용을 파악해보면 ‘기본’만 지키면 큰 이슈가 생기지 않을 항목이 많다. 바쁘더라도 회사가 기본을 지켜주는 ‘노력’만 하더라도 우리 학생들은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행사의 성과를 내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며, 경험을 발판 삼아 MICE 업계를 이끌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파트별 일하는 난이도 달라 형평성 이슈 발생

- 전체적인 진행 방향을 모르는 상태에서 각자 파트만 수행하여 엉뚱한 정보 전달

- 역할에 관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업무수행 부정확

- 근로 계약서에 임금 지급 기한과 근무시간에 대한 정확한 명시 필요

- 사전에 안내받지 못한 업무를 무리하게 해내야하는 경우 있었음

- 운영요원 대기 장소 및 휴식, 식사 누락

- 맡은 업무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며 낙담시킴


특히 근로환경 및 업무에 대해 질문했을 때 향후 MICE 일을 절대하지 말라 해서 당황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아무리 현장에서 힘들고 예민한 상황이라 해도 이 일이 하고 싶어 문을 두드리는 친구들에게 업계 단점과 본인 힘든 상황만 이야기하며 다른 업계로 가라는 말을 하는 것은 푸념 식으로 했을지라도 예비취업자들에게는 큰 충격이 되며, 들어갈까 하다가도 발을 빼버리는 데 큰 몫을 한다는 점을 꼭 알아주었으면 한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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