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 온 사진을 보다가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가 떠올라서 애니메이션을 한 번 더 봤다. 늑대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성장 이야기이다. 늑대로 살아갈지 인간으로 살아갈지 결정해가는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이다. 나는 아직 엄마도 아니고 날 때부터 늑대인간도 아니지만 늑대아이의 마음으로 봤다. 그 편이 가까웠다.
이제 어쩌고 싶어?
인간 할래, 늑대 할래?
이사 갈 생각이야,
어느 쪽이든 선택할 수 있도록.
- 늑대아이들의 엄마 하나
마음처럼 살아갈지 남들처럼 살아갈지 생각한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도 계속 수정하면서 살아간다. 먹는 것과 입는 것, 말투와 목소리까지 계속해서 바꿔본다. 책으로도 배워본다. 유키가 학교에서 부딪히고 수정해가듯, 아메가 산속에서 늑대의 방식을 학습하듯 그렇게 한다. 선택과 혼란 속에서 부딪히고 배우며 한 발 내딛어본다. 마음처럼 살기도 남들처럼 살기도 어렵다. 그냥 계속 걸어본다.
나 있지, 뿔호반새를 발견했어.
엄청 멋진 뿔호반새.
오늘은 나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웬일인지 평소랑 달리 하나도 무섭지 않았어.
갑자기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야.
- 늑대아이 아메
'그 이후 아메는 마치 딴사람처럼 변했어요.'
걷다보면 인간이 될까, 늑대가 될까. 반인간 반늑대로 남을지도. 뿔호반새를 못 잡더라도 무서워하지는 않고 싶다. 뭐든 할 수 있다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