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드림 Sep 23. 2021

브리트니를 놓아주세요《프레이밍 브리트니》

#FreeBritney

매년 1월 1일, 대한민국의 눈은 디스패치로 모인다. 올해는 또 어떤 스캔들이 터질까? 어떤 커플 탄생이 밝혀질까? 연예인의 사소한 일상은 그저 비연예인에게 즐거운 가십거리이다. '누가 누구랑 사귄대.'. '누구 성격이 어떻대.', '걔 과거가 어떻대.' 할 얘기가 없으면 그저 소비하기 쉬운 소재가 되어버리는 게 우리네 연예인 이야기이다.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을 부러워도 하고 질투도 하며 또 연예인 걱정해서 뭐하냐라며 자조 섞인 말도 하지만 어쨌건 자극적인 기사 제목에 클릭하는 게 일상이 된다. 누가 누구와 연애한다더라, 누가 빌딩을 몇백억에 샀다더라 등 카더라 소식들은 무료한 하루의 일상을 뺏기 충분하다. 연예인은 어쩌다 이렇게 가십거리이자 누군가의 입에 쉽게 오르내리는 존재가 된 걸까?



Dear Britney


《프레이밍 브리트니》는 브리트니를 응원하는 팬들의 'Dear Britney'로부터 시작된다. 로스앤젤레스 상급법원 청사 앞에서 브리트니의 해방을 그들은 외친다. 그녀가 팬들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 그녀로 인해 삶이 바뀐 팬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그들의 우상인 브리트니 해방운동, #FreeBritney를 목놓아 부른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루이지애나 켄트우드의 마을 소녀 출신이다. 친절하고 겸손하고 꾸밈없는 작은 마을이다. 부유하진 않지만 다른 쪽으로 부유한 마을 사람들이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뛰어났던 브리트니는 뉴욕으로 오디션을 보러 가야 했는데 비행기 탈 돈이 없어 기차를 타고 갔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지가 이어졌지만 그럴수록 아버지는 경제적인 면을 더욱 걱정했다.


아버지는 트레이닝을 받는 브리트니를 뉴욕에 가끔 보러 오면서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했다. 그래야 본인의 돈이 제대로 쓰였다고 생각할 수 있었기에. 미키마우스 클럽에서 숨길수 없는 재능과 끼를 맘껏 발휘했으나 프로그램이 종영 후 다시 켄트우드로 돌아와 고등학교에서 농구를 하는 등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진지하고 집중력이 좋은 브리트니는 내면에 강인함이 있 동경하게 되는 친구면서도 같은 꿈과 희망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의 이미지였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에 재활시설을 들락날락거렸으며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었고 폭력을 행사해 브리트니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어머니는 헌신적으로 브리트니의 장래희망을 지원해줬다.


보이밴드의 시대인 2000년대에 경이로운 현상이었다. 99년 첫 앨범부터 대성공을 거둔 그녀는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새로운 10대 팝스타의 등장에 언론은 보이밴드에겐 하지 않는 성적인 질문들을 거침없이 물었댔다. 사회가 여성 혐오를 지지하고 여성을 공격해야 할 때가 오면 물어뜯기 바빴다. 그녀가 처녀성을 유지하는지, 남자 친구와 헤어진 사실을 언론의 자유란 이유만으로 그녀에게 상처를 주거나 말거나 파헤치기 급급했다.


그녀의 결혼 소식과 임신 소식에 언론의 관심은 더 증폭되었고, '나쁜 엄마'라 지칭하며 이유를 가져다 만들어대는 사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둘째를 낳은 브리트니는 산후 우울증을 겪었고 끊임없는 파파라치의 괴롭힘과 기댈 곳 없는 현실에 약물중독에 빠진다. 그 이후 할리우드의 문제아 패리스 힐튼과 린제이 로한과 파티를 즐기면서 타락의 길로 점차 들어선다.


2007년 이혼 소송 중이던 그녀는 갑자기 사람들이 자신을 만지는 게 싫다며 머리를 밀어 대머리가 되었고, 언론은 정점에 이러 그녀를 깎아내리기 바빴다. 아이들을 보고 싶어 찾아간 전남편 집 앞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따라온 파파라치의 차문을 우산으로 내리찍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브리트니는 아이들에 대한 신체 양육권을 잃었다.



당신이라면 자유 없는 삶을 살 수 있겠는가?


막대한 부와 명성을 가진 스타, 요즘은 이들을 영앤리치라 부른다. 어린 나이에 혹독한 트레이닝을 겪고 데뷔 후 막대한 부를 가지는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 이들의 반열에 들어서려 유·청소년 시기를 버티고 버티는 것이다. 스타가 된 이후의 삶도 꽃길만 펼쳐지는 게 아니다. 매니저의 허락 없이는 마음대로 외출하지 못하며 아이스크림가게까지 파파라치가 쫓아온다.


친구들과 유튜브에서 셀레나 고메즈의 삶을 본 적이 있다. 하루 종일 파파라치가 쫓아다니며 공항에서 몸하나 제대로 지나갈 수 없다. 그 와중에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하는 팬들을 무시할 수도 없어 응해야 한다. 파파라치들이 싸우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하고, 동네 놀이터에서 그네만 타도 금세 파파라치들로 둘러싸인다. 동물원의 동물도 이보다는 플래시 라이트를 덜 받을 것이다.


그만하라는 외침에 이것도 직업이며 또 경쟁적이어서 어쩔 수 없다 말한다.《프레이밍 브리트니》에서도 처음에 그녀는 파파라치에게 상냥하게 대했다. 묻는 말에 대답하고 또 고맙다고 인사도 하며 손도 흔들어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계속 선을 넘었다. 결별 소식 이후 끊임없이 질문을 퍼부었고 이제 더 이상 그녀도 파파라치들을 향해 웃지 않게 되는 날이 많아졌다.


그녀의 사생활을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10만 달러(약 11억 원)의 가치가 있는 만큼 목숨 걸고 뛰어드는 파파라치 생활을 본인들도 즐긴 것이다. 대중의 인기를 통해 막대한 부를 누리고 있으니 이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냐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중에 그녀의 앨범 한 장이라도 샀거나 서트 티켓을 구매한 사람이 있나 반성해봐야 한다.

매일 이런 삶을 살 수 있는가?




후견인 제도

#FreeBritney

후견인(명사)
1. 피해나 침해에서 보호하는 것 또는 보호자
2. 무능력자의 권리를 넘겨받아 보호하는 사람이나 공직자, 그 기관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정신 건강을 염려하는 사람은 없었다. 브리트니가 사건사고를 터뜨릴수록 파파라치에게는 더욱더 돈이 되었으니깐. 그녀의 고통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너무 많았다. 2008년 그녀의 아버지는 정신건강이 혼란스러운 이유로 그녀의 후견인 신청을 한다. 피후견인의 최대 이익을 좇는 데 의의를 둔 후견인 제도지만 신체와 재산의 후견인으로 그녀의 아버지가 임명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지속적인 폭력에 떠난 상태였다.


브리트니의 후견인은 그녀의 방문객을 통제할 수 있고, 24시간 보안 요원을 유지할 수 있다. 집안 전체를 통제할 수 있고 신용카드를 해지할 수도 있다. 후견인의 결정에 브리트니는 2개월 만에 드라마에 다시 출연하고, 앨범을 녹음하고 발매하면서 투어를 준비한다. 그녀에게 쉼이란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에게 제 감정을 말하면 내 말을 듣는 것 같아도 제대로 듣지 않아요. 듣고 싶은 대로 들을 뿐이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들어주지 않아요.
- 브리트니 스피어스

공동 후견인인 앤드루 월렛이 법원에 임금인상을 요청했다. 후견인 제도는 사람을 돌보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지만 막대한 부를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후견인 제도를 탈출한 사람은 현재까지 없다고 한다. 13년이나 이어진 후견인 제도를 끝내고 싶어 했으나 월드투어가 끝나자마자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하는 등 철저히 이용당했다.


심리상담사가 주는 약을 먹은 후 부작용도 있었는데 하루 종일 술에 취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정신 검사를 한 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치료시설로 가야 하는데 싫다고 울었으나 그녀의 아버지는 이러한 통제력을 즐겼다. 또한 몸에 있는 IUD로 강제 피임을 당하고 있었다. 올해 만 40세인데 약 670억 원의 재산을 쓰지 못하고 결혼을 금지당하며 외출이 막힌 상태이다. 세계적 팝스타인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21년 6월 23일, 브리트니는 법원에 출석해 후견인 제도에 대해 답했다. 13년이나 이어진 후견인 제도를 끝내고 싶어 하며 그동안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으로 학대당한 그녀의 과거가 밝혀졌다. 브리트니는 40세를 바라보는 성인이며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무리할 만큼 불안정한 상태가 아니다. 그녀의 아버지가 걱정한 것은 딸의 안위가 아닌 딸이 벌어다 주는 돈이 아닌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만약 브리트니가 파산하고 정신적으로 불안해도 지금과 같이 후견인으로 신청했을지 그의 답변이 궁금하다.

브리트니를 틀 안에 가둔건 우리 모두가 아닐까? @위키피디아


<참고 자료>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B%B8%8C%EB%A6%AC%ED%8A%B8%EB%8B%88%20%EC%8A%A4%ED%94%BC%EC%96%B4%EC%8A%A4

- 법원 증언  https://www.insider.com/britney-spears-bombshell-testimony-conservatorship-hearing-full-text-2021-6


#브리트니스피어스 #FreeBritney #후견인제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